세 번째 유럽 여행 - 8일 차 ; 헝가리
유럽을 올 때마다 머무는 기간이 점점 짧아졌다. 벌써 세 번째 유럽 여행의 마지막 날이 되다니... 기념품과 헝가리산 와인인 토카이 등 여러 선물을 사러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큰 시장인 '그레이트 마켓 홀'로 갔다. 소문대로 정말 크고 다양한 제품들이 많았다.
마지막 날이라 얘네도 슬픈 건지(?) 하늘에서 눈이 정말 많이 내렸다. 그래서 숙소에 들렸다가 밥을 먹으려고 했지만, 근처의 레스토랑을 먼저 찾을 수밖에 없었다. 마치 근처에 파스타 전문 레스토랑이 있어 들어갔는데, 사장님이 8개 국어를 하셨다. 아쉽게도 한국어는 딱 한 단어만 하셨는데, 그게 안녕하세요나 감사합니다도 아닌 '맛있게 드세요'라는 단어였다. 확실히 레스토랑을 하시는 분이다 보니 간단한 인사보다 손님에게 음식을 대접할 때 쓰는 단어를 외웠나 보다. 장인정신이 정말 대단한 사람 같았다.
한글말로 감사합니다란 단어를 하나 더 알려준 뒤 짐도 풀 겸 숙소로 돌아갔다. 헝가리에서의 영화 따라 하기는 '글루미 선데이'였는데, 밤 촬영을 해야 해서 시간이 좀 남았다. 그래서 숙소에서 맥주를 먹으며 애들과 얘기한 결과, 내가 이전에 왔을 때 좋았다고 했던 '루다스 온천'을 가기로 했다. 어차피 헝가리의 1월은 해가 일찍 지기 때문에 노을부터 야경까지 볼 수 있을 시간이어서 온천에서 저녁이 될 때까지 시간을 보냈다.
몸을 따뜻하게 녹인 후, 바로 옆에 있는 겔레르트 언덕으로 이동했다. 여기도 영화 촬영지이기도 했지만 겔레르트 언덕에 다시 온 이유는 예전에 헝가리에 처음 왔을 때 찍었던 사진과 똑같이 비교해 보고 싶었다. 내 개인적인 사진을 찍기 전 영화 촬영지를 보는데, 정말 변함없이 도시의 야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야경 없는 부다페스트는 정말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로 야경이 좋았다.
영화 촬영지의 촬영을 끝내고, 이전 여행 때 갔던 장소를 그대로 다시 가 보았다. 겔레르트 언덕의 자유의 여신상을 배경으로 과거 사진과 똑같이 찍어 보았다.
배가 고프기도 하고 날씨가 점점 추워져 밥을 먼저 먹기로 했다. 마지막 날 마지막 만찬이기 때문에 고급 레스토랑에 들어갔지만, 가격대가 생각보다 쌔 상대적으로 저렴한 닭고기와 레드와인을 시켜 마지막 날을 달랬다.
부다페스트의 마지막 야경 감상 스팟은 어제 아침에 간 '어부의 요새'를 가기로 했다. 확실히 헝가리의 모든 포인트는 낮보다 밤이 정말 강렬했다. 낮의 어부의 요새는 그 장소 자체보다 어부의 요새에서 바라보는 국회의사당에만 관심이 있었지만, 밤에는 어부의 요새를 올라가는 것부터 설렜다. 아무 특징 없는 요새 위 성당이, 밤에는 궁전으로 탈바꿈되어있었다.
어부의 요새로 올라가 하이라이트인 '국회의사당'도 놓치지 않았다. 마치 어부의 요새라는 액자 속에 그림처럼 보이는 국회의사당을 바라보자니, 정말 오늘이 마지막 밤인 게 실감 나지 않았다. 단체가 아닌 개인 여행으로 왔다면 연장했을까, 정말 국회의사당을 바라보는 여러 장소 중 어부의 요새가 가장 완벽했다. 그래도 마지막을 정말 아름답게 끝낼 수 있어서 정말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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