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유럽 여행 - 5일 차 ;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는 아침부터 우리의 탐방 주제인 '영화 속 촬영지'를 찾으러 이동했다. 영화 '비포 선라이즈'가 비엔나를 배경으로 찍은 곳이어서 장소가 정말 많았다. 먼저 놀이공원인 '프라터 공원'으로 향했다. 솔직히 이번 여행에서는 단체 여행에다가 내가 원하는 대로만 스케쥴을 짤 수 없어서 놀이공원은 꿈에도 꾸지 못했는데, 영화 촬영지가 놀이공원이어서 이번 여행에도 놀이공원을 갈 수 있었다. 물론 겨울이어서 거의 운행하는 놀이기구도 없었고 사람도 별로 없는지라 놀이공원의 발랄한 느낌보단 섬뜩한 느낌이 강했다. 그래도 운행하는 롤러코스터가 있어서 이거라도 타자며 위안을 삼았다.
놀이기구를 타고난 뒤 영화 배경으로 나온 곳에 가 최대한 영화와 비슷하게 사진을 찍은 뒤 장소를 빠르게 옮겼다. 점심을 먹기 전 쇼핑을 하러 시내로 돌아갔다. 시내로 오니 확실히 수도에 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신뢰의 구글맵을 이용하여 레스토랑을 찾았다. 내부 인테리어부터 직원의 서비스와 음식까지 정말 훌륭했다. 특히 맥주가 진짜 맛있었는데, 역시 독일과 붙어있어서 그런지 예전 수도원 때도 그렇고 맥주에 대한 기억이 뮌헨과 더불어 투탑으로 좋았던 곳이었다.
밥을 다 먹고 비포 선라이즈의 또 다른 촬영지인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으로 이동했다. 자연사 박물관과 미술사 박물관이 같이 있어 궁전처럼 멋있는 곳이었다. 광장보다 궁전의 정원에 온 듯한 느낌을 주었었다.
자연사 박물관 관광을 할까 고민하다가,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 다른 장소로 영화의 발자취를 따라가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비포 선라이즈 영화에 나온 장소 중 가장 기대를 많이 했던 곳으로 갔다. 'ALT & NEU'라는 옛 LP판을 판매하는 레코드 샵인데, 앤티크 한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정말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그런데 제대로 찾아보고 가지 않았던 탓에, 주말에는 영업을 하지 않아 결국 내부를 구경할 수는 없었다. 이 장소를 첫 유럽여행 때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쉬운 마음밖에 들지 않았다.
다음 촬영지는 오스트리아의 3대 카페 중 한 곳인 '카페 스펠'로 갔다. 이곳은 굳이 영화 촬영지가 아니어도 유명할 수밖에 없었다. 합스부르크 왕가에 커피를 납품하던 곳이어서 맛은 물론이거니와 인테리어도 정말 화려했다. 촬영도 할 겸 비엔나커피를 마시며 잠깐 쉬어가기로 했다.
생각보다 카페에 오래 머물렀던 건지, 카페를 나오니 이미 하늘은 어두컴컴해져 있었다. 빈 야경의 꽃이자 마지막 촬영지인 '국립 오페라 하우스'를 바라볼 수 있는 알베르티나 박물관 발코니로 갔다. 내가 알던 빈은 정말 따분하고 크게 볼 것 없는 도시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야경을 보고 나서 잘못 알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말 이때까지 본 야경 중에 손에 꼽힐 정도로 아름다웠다.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홀로그램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 정도였다.
여기서 촬영과 인스타용 사진을 찍고 어제 예약해 뒀던 레스토랑인 '살람 브라우'로 갔다. 오늘도 역시나 만석이였지만 예약을 해 놔서 바로 앉을 수 있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기억에 너무 남아 다시 온 곳이었지만, 역시 내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먹자마자 확인할 수 있었다.
밥을 여유 있게 오랫동안 먹고 싶었지만, 재단에서 예약한 오페라를 봐야 했기 때문에 약속 시간에 맞춰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 돈을 많이 썼는지 무려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큰 궁전인 '쇤부른 궁전'에서 하는 오페라였는데, 정말 수준 높은 퀄리티를 자랑했다. 예전에 국립 오페라극장에서 스탠딩으로 본 것과는 정말 차원이 달랐다.
오페라 공연이 끝나고 숙소로 다 같이 돌아가는데, 눈이 정말 많이 내렸다. 뭔가 체온을 높여줄 수 있는 맥주가 땡겨 팀원들에게 제안했는데 다 좋다고 해 숙소 근처의 술집으로 들어갔다. 그 술집에서 안주로 나폴리 피자가 보여 나폴리의 좋은 추억이 생각나 시켰는데, 정말 상상 이상으로 짠맛에 맥주로도 도저히 짠맛을 지울 수 없어 결국 다 먹지 못하고 맥주만 먹다가 숙소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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