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유럽 여행 - 4일 차 ; 체코, 오스트리아
체코의 수도인 프라하를 지나 오스트리아를 넘어가기 전 체코의 작은 마을인 '체스키 크룸로프'로 이동했다. 재단 측 사람들과 같이 이동했기 때문에 대형 버스로 편하게 갈 수 있었다. 프라하에서 체스키 크룸로프까진 버스로 약 3시간 정도 걸렸다. 이번에는 재단과 다른 팀원까지 모두 함께 이동하는 거여서 가이드와 같이 동행했다.
체스키 크룸로프에 도착했을 땐, 눈이 정말 많이 내린 상태였다. 내가 아는 체스키 크룸로프는 프라하에서처럼 주황 지붕이 인상깊은 곳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모든 지붕이 눈으로 덮여 마치 엘사가 만든 겨울왕국 같았다.
온 사방에 눈이 덮혀있고, 오랜만에 해도 쨍쨍해 선글라스를 끼지 않으면 눈을 뜨기 힘들 정도였다. 다행히 가져온 보람이 있는 선글라스를 바로 쓰고 이 '겨울 왕국'을 구경했다. 전망 포인트가 너무 많아서 가이드님께서 많은 설명을 해 주셨지만,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가이드를 따라 아래로 내려갔다. 가까이서 마을을 보니 예전에 갔던 스위스 '인터라켄'이 생각났다. 스위스에 눈이 내리면 이런 모습이었을까, 마을이 너무 아기자기하고 이뻐서 개인적으로 왔다면 1박 이상을 하고 싶었다. 점심을 먹은 후 바로 출발한다는 말이 너무 아쉬울 뿐이었다.
시내로 들어가 체스키 크룸로프의 마지막 일정인 점심식사를 하러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메뉴는 모두 통일해서 체코식 족발인 '꼴레뇨'를 먹었는데, 매일매일 먹어서 그런지 이제 슬슬 꼴레뇨는 질리기 시작했다.
밥을 다 먹고 버스로 가기 전, 뒤를 돌아보니 너무 짧아서 아쉽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다. 많이들 이런 식으로 거쳐가는 마을이라고는 하지만, 한 번쯤은 이런 마을에서 조용히 산책하며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곳을 공짜로 보내준 것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나중에 시간이 되면 다시 와야겠다는 다짐만 하고 돌아갔다.
추운 날씨 덕에 오스트리아 '빈'에 도착할 때까지 버스에서 내내 잠만 잤다. 숙소에 도착하고 짐을 풀고 뭘 하다 보니, 이미 어두컴컴한 상태였다. 오스트리아 빈부터는 예전에 한번 와봤기 때문에 맛있게 먹었던 레스토랑을 가자고 팀원들에게 말해 그쪽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그런데 도착하니 이미 만석에다가 웨이팅이 1시간이 넘게 걸린다고 해 내일 다시 오기로 예약을 해놓고 근처의 다른 음식점을 찾기로 했다. 신뢰의 구글맵을 이용해 근처 레스토랑을 찾아 들어갔다. 다행히도 우리가 레스토랑에 도착하자마자 눈보라가 쳐 앞이 안 보일 정도였다.
아무 기대 없이 들어간 레스토랑이었는데, 사장님도 정말 친절했고 음식도 정말 맛있었다. 사장님 아들이 강아지를 키우고 있었는데, 아이도 너무 귀엽고 강아지도 너무 귀여웠다. 강아지 이름을 물어보니 '린다'라고 하면서 눈보라를 뚫고 산책을 간다고 하더라. 역시 아무 계획 없이 들어간 곳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는 것이 진정한 여행이 아닐까 싶었던 날이었다.
이 블로그에 있는 모든 사진은 제가 직접 여행지 가서 찍은 것입니다. 사진을 이용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남겨주세요.
'여행기(해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갈라진 두 나라 (0) | 2021.01.11 |
---|---|
비엔나의 새로운 모습 (0) | 2021.01.06 |
낭만의 도시라 불리는 이유 (0) | 2020.12.28 |
날씨 요정은 어디에 (0) | 2020.12.23 |
크리스마스가 끝난 후의 체코 (0) | 2020.12.1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