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유럽 여행 - 1일 차 ; 체코
네덜란드를 거쳐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 도착했다. 재단 측에서도 같이 가서 행동에 제약이 걸리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팀끼리 움직이는 것을 제외하고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밤 비행기로 넘어와서 새벽에 도착했는데도 불구하고 비행기를 오래 탄 경력이 슬슬 쌓이는지 크게 피곤하지는 않았다. 도착했는데 한국인들이 정말 많이 오는지 공항 내의 여러 간판들에서 한국어를 볼 수 있었다. 좀 지나서 나와 보니 체코의 대표 맥주인 '코젤' 광고판도 볼 수 있었다.
숙소까지는 재단 팀과 같이 이동해 대형버스를 타고 갔다. 혼자 여행으로 왔다면 생각도 못할 4성급 호텔... 덕분에 정말 편한 숙소에 짐을 풀 수 있었다. 단 하나 아쉬운게 있었다면, 숙소와 시내의 거리가 꽤 멀었다.
새벽에 도착했지만 빡빡한 일정이였기 때문에 숙소에서 쉴 여유는 없었다. 거기다 여행의 시작은 두 팀이 같이 이동하기로 해서 여기저기 정신없이 준비했다. 그러나 예상했던 대로 10명이라는 나름 대규모 인원이라 약속했던 시간까지 다 모이지 못했다. 그래서 호텔 로비에 모든 팀원이 다 모였을 때 시간을 확인하니 점심을 바로 먹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점심부터 먹으러 갔다.
멋 낸다고 한겨울에 패딩 하나 없이 코트와 자켓만 가지고 왔는데, 겨울의 동유럽은 정말 추웠다. 레스토랑에 도착하자마자 추위를 피해 잽싸게 들어갔다. 꽤 큰 규모의 레스토랑이어서 운 좋게도 12명이 같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도 있어서 다른 팀원들까지 다 같이 앉아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밥을 다 먹고 다른 팀과 헤어진 후에 천천히 시내를 걸어보기로 했다. 프라하의 시내를 조금만 걸어 봐도 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있는지 알 수 있었다. 이때까지 유럽의 여러 나라들을 다니면서 중세의 느낌이 난다고 생각한 곳은 꽤 있었지만, 프라하는 정말 중세시대에 시간이 멈춘듯했다.
시내 구경을 하다가 너무 추워 카페를 검색했다. 유럽에선 각 나라별로 커피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 프렌차이즈 카페를 내기 정말 어렵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프랜차이즈 카페가 입점이 허용되면 커피의 맛보다 외관과 멋으로 승부한다고 한다. 그중에 한 곳이 프라하 시내에 있는 스타벅스였는데, 전망이 정말 환상적이라고 해 스타벅스를 가기로 했다.
다행히 스타벅스에 자리가 있어 따뜻한 라떼 한잔으로 몸을 먼저 녹였다. 날이 추워서 그런지 의외로 '핫스팟'이라고 불리는 스타벅스 야외 테라스는 사람이 없었다. 덕분에 편하게 전망도 보고 사진도 찍어서 좋았다.
여러모로 다행인건지 동유럽의 겨울은 해가 빨리 지기 시작했다.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하늘이 어두워지며 프라하에 불을 밝혀주는 야경까지 볼 수 있었다. 아름다운 프라하의 시내 모습을 뒤로하고 길을 내려가는데, 그 계단 중간중간에 있는 가로등이 정말 아름다웠다. 예전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본 가로등보다 더 따뜻한 느낌을 주었다.
시내로 완전히 내려오니 이미 하늘은 아주 까만 상태였다. 저 멀리서 프라하 성이 보였는데, 검은 배경 사이로 프라하 성만 보이는 것이 정말 한 작품같았다.
성 앞으로 보이는 다리가 그 유명한 프라하의 '까를교'였다. 밤에 처음 봐서 그런진 몰라도, 뭔가 불에 그을린 것처럼 칙칙했다. 그래도 건너가면 프라하 성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닿을 수 있을 것 같아 다 같이 건너보았다.
팀원 중 한 명이 괜찮은 레스토랑을 찾았다고 해서 들어갔는데, 인기가 정말 많아서 대강 봐도 웨이팅 1시간은 훌쩍 넘어 보였다. 그래서 주변에 괜찮은 레스토랑을 검색해보니 호텔 레스토랑이 한 곳 있었는데, 그냥 이곳에서 밥을 먹기로 했다. 근데 아무 기대 없이 간 이곳이 프라하의 인생 레스토랑이었다. 독일 맥주인 에딩거와 대구 요리, 그리고 체코식 족발인 '꼴레뇨' 등을 시켰는데 너무 맛있게 먹어서 프라하에 다시 간다면 이곳을 또 방문할 것 같다.
저녁을 너무 맛있게 잘 먹어서 행복한 상태로 숙소에 들어갈 준비를 했다. 첫날이기도 하고 피로가 너무 누적되어 더 이상은 돌아다닐 수 없을 것 같아 어떻게 숙소까지 갈까 고민하던 찰나, 눈앞에 트램이 지나가는데 도시 분위기에 이 트램은 정말 완벽한 조합이었다. 팀원들이랑 보자마자 바로 트램을 타고 숙소로 가자고 해 트램 안에서 프라하의 밤 분위기를 느끼며 숙소로 돌아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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