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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해외)

한 여름밤의 꿈

by 메르쿠리오 2020. 12. 9.

언젠간 가볼 포르투갈을 가기 전 다시 들릴 수 있도록

 

 마법같던 여름날의 유럽 여행이 끝이 났다. 마지막 날 밤에 봤던 마드리드의 야경은 한동안 계속 아른거렸다. 짐을 싸고 공항으로 이동하기 위해 택시를 잡았는데, 가는 도중에 택시 아저씨가 한 스타디움을 가리키더니 저기 가봤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저기가 어디냐고 물었더니 레알 마드리드 홈구장이란다. 축구에 큰 관심은 없지만 그래도 살면서 한 번쯤은 들어봤던 레알 마드리드, 생각도 못했는데 기사님 덕분에 다음에 또 와야 할 이유를 만들었다.

 공항에 도착했는데, 생각해보니 집에 놓을 장식품같은것을 하나도 사지 못했다. 뉴욕에서는 마그네틱이나 액자 같은 기념품들을 엄청 사 왔는데. 급하게 마트에 들려서 남은 돈을 탈탈 털어서 실제로는 보지 못했던 플라멩고를 하는 댄서 조각상을 샀다.

공항 기념품샵은 비싸서 웬만하면 피하는데, 하필 기념품을 안사고 공항에 오다니... 그래도 잘 고른것 같다.

 별일 없이 한국에 무사히 도착했다. 친구들은 장기여행이 처음이기도 했고 한국이 너무 그리웠다고 했다. 역시나 각자 집으로 돌아가기 전 순대국밥 집으로 가서 순대국부터 먹었다. 나는 한국이 안 그리운 줄 알았는데, 순댓국을 한입 먹자마자 아 이맛이지 하고 순식간에 한 그릇을 비웠다. 한식을 먹는 순간 바로 생각이 바뀌었다. 

 이번에 여행을 같이 간 친구중 한 명은 저번에 태국여행 때도 같이 간 친구였는데, 태국에서도 아프더니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그 친구는 또 아프기 시작했다. 그 친구는 안타깝게도 여행이 체질이 아닌지... 다음번에 여행을 같이 가자고 선뜻 말을 못 하겠다. 

 그렇게 행복했던 여름을 지내고 다시 학기로 돌아왔다. 학교 생활은 예상대로 순탄했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여유가 생기니 지난 유럽을 되새겼다. 이젠 졸업 전까진 아무데도 못 가겠지... 사진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그러고 다시 평소처럼 학교에서의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었는데, 평소에는 관심도 없던 학관 포스터에서 유독 내 눈에 밟히던 것이 하나 있었다. 그래서 읽어 보니 한 재단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동유럽 탐방 여행을 보내준 다는 것이었다. 포스터를 보자마자 느꼈다, '이번 겨울방학도 유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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