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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해외)

바르셀로나의 독특한 매력

by 메르쿠리오 2020. 11. 2.

두 번째 유럽 여행 - 8일 차 ; 스페인

 

 밤 늦게 자던 일찍 자던 거지 같은 숙소 덕에 어김없이 얼리버드가 되기 시작했다. 차라리 밖의 벤치에서 자는 게 편하겠다고 애들과 투덜대며 씻고 나서 밖으로 나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는 가우디의 작품이 정말 많아 오늘은 그 작품 중 하나인 '까사 밀라' 내부를 보기로 했다.

외관부터 정말 평범한 집처럼 보이진 않았던 '까사 밀라'. 내부는 얼마나 더 가우디스러울까 궁금했다.

 워낙 한국사람들이 많이 온 덕에, 이 '까사 밀라'에는 한국어 오디오 서비스를 제공해 주고 있었다. 그래서 별다른 가이드 없이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길을 따라갔다. 집 안을 둘러 보기 전 마당(이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다)을 들어갔는데, 오디오 가이드를 들어보니 가우디는 집과 자연의 조화를 많이 추구해 독특한 건축물을 만들었다고 했다.

집과 집 사이를 잇는 저 계단도 뱀의 형상을 본 따 만든 것이라고 했다.

 특이하게도 집 구조를 옥상부터 구경하고 아래로 내려가는 방식이였다. 가우디의 건축물도 신기했지만, 일단 날씨가 너무나도 좋아 집 구경보다도 주변 경관 구경이 더 눈에 들어오기도 했다.

사소한 건축물 하나하나에도 다 의미가 있었던 '까사 밀라'. 그런데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눈이 더 들어왔다.

 워낙 독특한 건축물이다 보니 안전적인 문제도 신경써야 해 가우디가 여러 모형을 통해 실험한 것들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건축물뿐만이 아니라 가구들도 직접 설계한 것을 보니 정말 천재 중에 천재라는 것이 보였다.

가우디의 건축 디자인 모형과 인체 공학적 의자(?). 얼마나 편하길래... 정말 앉아보고 싶었다.

 이 이후로는 실제 사람들이 잠을 자거나 활동하는 공간으로 나왔는데, 내부 인테리어는 생각보다 평범했다. 그냥 영화에서 보듯이 예전 유럽사람들이 생활했던 공간이라고 느끼는 정도. 몇몇 개의 가구들이 특이한 것 빼고는 크게 인상 깊었던 것은 없었다.

'까사 밀라'의 침실과 화장실. 앤틱한 느낌이 마음에 들었다. 영화 속에 들어와있는 느낌.

 오디오 투어라서 크게 집중 못하고 금방 나올 줄 알았는데, 끝나고 나오니 벌써 1시가 되어 있었다. 배가 고파서 근처에 메뉴 델 디아를 하는 곳을 찾아갔다. 다른곳 보단 가격대가 조금 있었는데 대신 디저트까지 포함이라 정말 푸짐하고 맛있게 먹었다.

정말 메뉴가 다양하게 잘 나왔던 곳. 이것 말고도 와인과 더불어 에피타이저, 디저트가 몇개 더 있었다.

 나와서 가우디의 남은 까사 시리즈는 외관만 보고 지나가기로 했다. 아마 까사 시리즈를 다 방문했다면 이날 하루는 집만 구경하다 끝이 날 것 같아서 간단하게 스치듯 구경만 하고 장소를 옮겼다.

또다른 가우디의 작품인 '까사 바트요'. 건물도 건물인데 유리창에 비치는 바르셀로나의 거리가 정말 아름다웠다. 

 까사 바트요를 지나 '라 람블라 거리'로 갔다. 우리가 오기 불과 몇달 전만 해도 테러로 인해 많이 망가졌던 곳이었는데, 다행히 빠르게 거리가 복구되어 다시 활기찬 라 람블라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다시 이어진 '라 람블라 거리'와 '라 보케리아 시장'. 

 보케리아 시장 안으로 들어오니, 정말 길거리 음식 천국이였다. 점심을 먹고 오는 게 아니라 그냥 여기서 먹을걸 그랬다. 아쉬운 대로 음식들을 눈으로만 먹으면서 돌아다니고 있는데, 어떤 스페인 분이 우리에게 한국말로 말을 걸었다. 알고 보니 그분은 천안에서 한국 생활을 몇 년 정도 했었고 현재는 다시 스페인으로 돌아와 생활하고 계신다고 했다. 얘기하다 보니 뭔가 정감 때문에 그분이 파시는 타코를 하나 사서 애들끼리 나눠먹었다.

형형 색색의 재미까지 더해준 '라 보케리아 시장'. 아저씨는 한국인의 정을 보여주는지 타코 양이 정말 많았다.

 '라 람블라 거리'를 지나니 한 광장이 나왔다. 유럽 건물들과 야자수의 독특한 매력에 믹스매치 같은 느낌을 주지만 또 워낙 더운 곳이다 보니 어울려보이기도 했다. 더 지나가니 어떤 고양이 같은 캐릭터를 빌미로 축제를 하고 있었는데, 사람도 없고 재미도 없어서 그냥 지나쳤다.

광장이 4면이 다 막혀있어 약간 답답한 느낌도 주었지만, 그래도 뻥 뚫린 하늘 덕에 괜찮았다. 축제는 뭔지 몰라서 그냥 패스.

 역시나 오늘도 해가 중천인데 배가 고파서 시간을 확인해보니 8시쯤 되어 있었다. 저녁을 먹으러 내가 찾아본 곳을 간 곳은 바로 바르셀로나의 맥주공장인 '모리츠 맥주공장'이었다. 독일을 단 하루만 넣은 이유도 맥주를 먹기 위해서였으니 맥주공장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바로 맥주공장으로 향했다. 

 모리츠 맥주공장은나같은 선택 장애들을 위해 여러 맥주를 다 맛볼 수 있게 해주는 메뉴도 있었다. 각자 그걸 하나씩 시킨 다음 자기 입맛에 맞는 맥주를 다음번부터 계속해서 시켰다. 술을 잘 먹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맥주만 먹고서 취해본 적은 없었는데, 워낙 많이 먹다 보니 맥주로도 취할 수 있다는 것을 여기서 처음 느꼈다.

라이트부터 다크 맥주까지, 맥주 안주는 역시나 치킨. 안주는 사실 그냥 그랬지만 맥주를 골라먹는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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