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유럽 여행 - 5일 차 ; 프랑스
저번에 왔을 때 놓친 곳이 너무나도 많았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파리의 곳곳을 추천해줬기 때문에 2번째 다시 온 지금이 기회다 싶어서 파리의 마지막 날도 내가 원하는 곳들을 가기로 했다. 사실 파리 일정의 대부분은 에펠탑으로 채워도 무방하지만 그래도 세계 3대 도시인 파리를 좀 더 자세히 알기 위해 아침 일찍 움직였다.
아침 겸 점심은 우리나라 브랜드인 '파리 바게트'를 갔다. SPC에서 프랑스 파리에도 '파리 바게트'라는 지점을 냈는데, 현지에서도 인기가 상당했다. 라스베가스에서도 한번 봤지만, 거기서는 먹어보질 못해서 프랑스 파리에서 파리바게트를 먹기로 했는데 특히 샌드위치가 정말 인기가 많았다. 그래서 우리가 갔을 때도 이미 3번째 완판이 돼서 다음 샌드위치가 나오는 시간까지 기다려야 했다.
원래 샐러드에 커피를 마시려고 했지만, 셋트메뉴가 음료수밖에 안된다고 해 음료수를 마시고 파리에 있는 특별한 스타벅스를 찾아갔다. 유럽은 커피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 높아 프랜차이즈 카페를 내기 정말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유럽에선 생각보다 스타벅스를 찾기가 힘든데, 그래서인지 유럽에 있는 각 스타벅스는 웬만하면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그중에서 파리에 있는 스타벅스는 오페라하우스를 개조해 만든 곳이라, 정말 내부가 화려했다. 카페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꼭 베르사유 궁전 한가운데에 있는 것 같았다(파리를 2번을 갔지만 아직 베르사유 궁전은 가보지 못했다. 아마 다음 파리 여행을 가게 된다면 베르사유 궁전을 가지 않을까...).
커피로 잠을 씻어낸 후 궁전같던 스타벅스를 나오니, 정말 날씨가 환상적이었다. 적당한 구름으로 인해 운(雲)치가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슈퍼에서 과일을 사 파리의 시내를 다니면서 먹으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개선문에 가기 전 샹젤리제 거리에 프랑스 대표 디저트인 마카롱을 파는 곳 중에서 최고라고 불리는 '라 뒤레'로 갔다. 워낙 유명한 곳이다 보니 가게 밖으로부터 이미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그래도 보통 테이크아웃이 많아 줄은 금방 빠져서 우리 차례가 되었다.
마카롱을 각자 먹고 싶은 맛으로 골라 산 뒤, 먹으면서 샹젤리제 거리로 다시 나왔다. 정말 푸른 하늘을 보며 마카롱을 먹다 보니 어느새 끝부분에 다다르게 되었다. 샹젤리제의 끝에는 파리의 개선문이 있는데, 푸른 하늘에 하얀 건축물이 정말 잘 어울렸다.
친구들과 낮의 에펠탑 모습을 보지 못해 개선문에서 사진을 찍고 에펠탑 쪽으로 이동했다. 에펠탑 효과란 말이 있었는데, 처음 에펠탑의 모습을 봤을 땐 저게 뭐가 이쁠까라고 생각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뻐 보인다는 말을 뜻했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보다. 처음엔 정말 뼈다귀 같고 안 이뻐 보였던 에펠탑이 2번째 파리에 오게 되니 정말 낮에 본 에펠탑도 그렇게 이뻐 보일 수가 없었다. 친구들은 다음 파리 여행을 할 때 이뻐 보이지 않을까 싶다.
지나가는 길에 에펠탑이 워낙 커서 그런지 건물들 사이사이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다 어느 길을 지나면 갑자기 큰 광장(샤오이 궁) 중앙에 에펠탑이 떡하니 서있는데, 정말 뻥 뚫린 느낌이라 청량감이 더해졌다.
에펠탑에 오니 한국 분들도 꽤 많이 보였다. 거기다 줄을 서고 있는 스팟들은 사진이 정말 이쁘게 나오는 곳들이었는데, 절반은 한국 분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덕분에 우리도 같이 줄을 기다리며 한국인의 의지를 같이 느낄 수 있었다.
에펠탑 앞에서 한참을 논 다음 첫 유럽여행 때 가보지 못했던 몽마르뜨 언덕으로 향했다. 거리가 꽤 멀어서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는데, 지하철 창 너머로 보이는 에펠탑이 또 그렇게 이뻐보일수가 없었다. 만약 파리에 에펠탑이 없었더라면 세계 3대도시에 들지 못했을지도 모를 정도로 에펠탑은 파리에서 큰 축을 담당하는 것 같았다.
몽마르뜨 언덕을 올라가기 전에 시간을 보니 8시쯤이었다. 해는 중천이지만, 시간이 오후 8시다보니 그래도 저녁은 먹고 가야할것 같아 가는 길에 야외 테이블이 있는 레스토랑을 들어갔다. 여기선 완전 풀코스로 맥주로 시작해 에피타이저인 푸아그라부터 스테이크, 새우, 디저트인 브라우니와 아이스크림까지 먹었다. 파리에서의 마지막 날임을 무의식적으로 알았는지 이 레스토랑에서 돈을 정말 많이 썼다.
몽마르뜨 언덕을 올라가다 보니 실제 파리 주민들이 사는 곳 같아 보이는 주거촌이 나왔다. 분명 같은 주거공간인데 작은 창 앞의 화분 하나마저도 낭만있게 보이는 건 무엇 때문이였을까. 역시 낭만의 도시라 그런지 집에서도 낭만적인 느낌을 주는 것만 같았다.
몽마르뜨 언덕 가장 높은곳에 위치한 '사크레쾨르 대성당'에 도착하니, 이곳이 정말 낭만의 끝을 품고 있었다. 많은 젊은이들이 모여 계단 앞에 앉아 맥주와 함께 수다를 떨며, 버스킹의 멜로디, 파리의 시내와 노을이 지는 모습을 보니 이보다 더한 낭만이 있을까 싶었다. 왜 이곳을 첫 유럽여행 땐 오지 않았을까, 정말 너무너무 좋았다. 이 곳을 오고 나서야 파리에는 에펠탑만 있는게 아니라는 것을 깨닿게 되었다.
아쉽게도 몽마르뜨 언덕 주변이 치안이 좋다고 하지는 않아 해가 완전히 떨어지기 전에 파리 시내로 다시 내려올 수 밖에 없었다. 정말 다시 프랑스 파리에 갈 기회가 된다면 반나절은 몽마르뜨 언덕에 투자하고 싶을 정도로 다시 가고 싶은 곳이다.
그래도 에펠탑 쪽은 관광객이 너무 많아 위험한 느낌은 아니었기 때문에 올라가기도 할 겸 에펠탑으로 다시 향했다. 되게 재밌었던 것이, 몰랐는데 친구 중 한 명이 고소공포증이 있었는데 자기도 올라가 보고 싶다고 우리에게 고소공포증이 있다고 말을 안 했었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두 다리 멀쩡할 때 돈 아껴서 걷자고 올라갔는데, 애가 한 3분 정도 오른 이후로부턴 거의 계단을 붙잡으며 기어서 올라가는 수준이었다. 웃기면서도 좀 미안했는데, 우리는 올라가고 있을 때 내려오는 여자 관광객이 있었는데 그 친구도 고소공포증이 있는지 다리를 벌벌 떨면서 내려오고 있었다. 하필 올라가는 친구와 내려가는 여자 관광객이 만나 서로 무섭다고 비키라고 했는데, 결국 가위바위보를 하기로 해 내 친구가 이겨서 그 여자애가 울다시피 하면서 자리를 내줬었다. 그 상황이 너무 웃기면서 빵빵 웃으면서 가다 보니 그래도 생각보다는 빠르게 에펠탑의 중간까지 올 수 있었다.
에펠탑의 맨 위까지 올라가 보고 싶었지만, 12시가 넘어 운행을 마감해 올라갈 수 없었다. 아쉬운 대로 에펠탑 내부를 조금 더 구경한 다음, 내려갔다. 장소를 옮겨 루브르 박물관의 야경까지 보기로 했다. 뭐 나를 포함해 친구들 모두 다 미술에는 큰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외관이 아름다운 루브르 박물관의 야경만 봐도 충분할 것 같아서 프랑스를 떠나기 전에 마지막 야경을 보고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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