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행 - 16일 차 ; 뉴욕
오랜만에 미국에서 아침 일찍 일어났다. '자유의 여신상'을 보러 가기 위해서였다. 나는 뉴욕 자유의 여신상이 멀리서 지켜보는 것만 가능한 줄 알았는데,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섬(?)에 가서 여신상을 올려다볼 수도 있고 심지어 자유의 여신상 내부를 올라가 위에서 전경도 감상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올라가는 것은 인기가 너무 많아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못 간다고 해 동생과 자유의 여신상만 보고 오기로 했다.
런던 날씨운이 너무 좋았던 탓인지 시카고서부터 해 뜬 날을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흐린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자유의 여신상을 보러 가는 사람들은 꽤 많았다. 월스트리트가 점점 멀어지고 안갯속으로 사라졌다. 페리 앞쪽을 보니 이미지로만 보던 자유의 여신상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세계 3대 도시를 보고 그중 뉴욕에서 자유의 여신상까지, 뭔가 여행 초보에서 한 발자국 더 나간 느낌이 들었다.
생각보다 자유의 여신상 크기는 작았다. 에펠탑같은 엄청난 크기(는 생각해보니 사실 말이 안 되긴 한다.)를 기대했는데... 그래도 뉴욕을 향해 자유를 외치는 자유의 여신상을 보니 왜 미국이 천조국이라는 별명을 얻을 수 있는지 알 것만 같았다.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리버티 아일랜드는 엄청 작았다. 면적의 70프로는 자유의 여신상이 차지하고 있는 것 같아 이 상을 보고 난 뒤에는 딱히 할 게 없었다.
인증샷도 다 찍은 후에 배도 고프고 해서 동생과 다시 맨해튼으로 돌아가 호텔로 가는 길에 오스트리안 레스토랑을 들렸다. 메뉴가 독일어로 되어 있는 것도 몇 개 있어서 대충 번역기를 돌렸을 때 고기가 들어간 메뉴 하나와 파스타를 시켰다. 그런데 고기가 들어간 메뉴는 내가 생각한 스테이크류가 아닌 생고기 집합소 같은 느낌이었다. 처음엔 그래도 좀 먹을만했는데, 갈수록 생고기의 비린 맛이 올라와 아마 처음으로 결국 다 먹지 못하고 남겼다.
아침부터 배를 타며 겨울바람을 맞아서 그런지 동생과 호텔에 들려 잠시 쉬기로 했다. 눈을 붙이고 나니 2시간쯤 지났을까, 동생이 쇼핑하러 가자고 깨웠다. 동생이 좋아하는 화장품 가게인 세포라(현재는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있다.)와 지나가면서 보이는 여러 옷가게들을 들려 쇼핑을 하고 짐을 다시 호텔에 놓고 난 뒤 저녁은 작정하고 플렉스 하기 위해 미국 3대 스테이크하우스 중 한 곳인 울프강 스테이크하우스로 갔다. 우리나라에도 들어왔다고 했는데, 미국에서 먹으면 우리나라보다 약 7만 원 정도는 더 아낄 수 있다고 해 조금이라도 더 저렴하게 먹을 생각으로 갔다.
다행이 웨이팅은 거의 없다시피 한 상태로 들어갈 수 있었다. 메뉴판은 매우 심플했다. 그냥 인원수에 맞게 주문하는 게 끝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가 주문한 메뉴가 나오면서 먹는데 왜 뉴욕 3대 스테이크 하우스라고 불리는지 알 것 같았다. 일단 서버 분도 너무 친절하시고, 스테이크에 기름칠을 해주는 퍼포먼스도 매우 젠틀하시고, 가장 중요한 맛까지 정말 3박자가 완벽했다. 거기다 스테이크 덩어리도 엄청 커 잘라서 주시는데도 그 잘린 덩어리를 또 잘라서 먹어야 할 정도였다.
다 먹고난 뒤 동생한테 오늘 이렇게 먹었으니 내일은 굶어야 될지도 모른다고 말하며 팁까지 계산했을 때 한화로 약 15만 원 정도를 지불하고 뉴욕 거리로 나섰다. 마무리로 기념품 샵 같은 곳을 들러 구경을 한 뒤 호텔로 다시 돌아갔다.
이 블로그에 있는 모든 사진은 제가 직접 여행지 가서 찍은 것입니다. 사진을 이용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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