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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해외)

맨해튼 구석구석

by 메르쿠리오 2020. 8. 24.

미국 여행 - 18일 차 ; 뉴욕

 

 다시 늦잠으로 돌아갔다. 아침 스케줄이 없으니 여유롭게 준비하고 점심부터 먹으러 나갔다. 밖으로 나왔는데, 정말 뉴욕에서 이렇게 맑은 하늘을 뉴욕 5일 만에 처음 본 것 같았다. '소호 거리'에 있는 슈프림 매장을 들리기 위해 근처로 이동하는데, 햇빛을 받으니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다. 역시 여행은 날씨 운이 좀 큰 것 같다.

아마 시카고서부터 계속해서 흐린 하늘만 보다가 쨍쨍한 하늘을 보니 힘이 나는 것 같았다.

 소호 거리 근처의 동생이랑 간 곳은 맨해튼에서 소녀시대가 왔다 갔다는 평범한 레스토랑이었다. 동생이 인터넷으로 알아본 곳이었는데, 그래도 연예인이 갔다 온 곳이라 그런지 꽤 맛있었다. 

샐러드와 면 종류가 다른 파스타 2개. 슬슬 미국 양에 익숙해지는지 이정도 양도 점심으론 거뜬했다.

 슈프림 매장이 전 세계에 단 10개밖에 없다고 해 일단 매장 구경을 했는데, 워낙 브랜드 밸류가 쌔서 그런지 내 생각보다 더 비쌌다. 그래도 동생이 사놓으면 후회는 안 할 거라고 해 뭘 살까 고민하다가 이번 신상으로 나왔다는 가죽 스냅백 하나를 구입했다.

 간단하게 쇼핑을 마치고 이번엔 근처 디저트 카페를 찾았다. 개인적으로 타르트를 엄청 좋아하는데, 소호거리 근처에 천상의 맛을 자랑한다고 하는 타르트 집이 있다고 해 그쪽으로 갔다. 가격이 소호 거리에 있어서 그런지 정말 사악했지만, 정말 정말 타르트에 있는 치즈가 진했다. 

돈만 좀 있었다면 인당 최소 2개씩은 먹고 싶었던 타르트. 전에 슈프림 매장도 들려서 더 돈이 쪼달리는 느낌이였다...

 뉴욕 거리를 걸으면서 성당을 가려고 했는데, 유럽 같아 보이는 구도가 있었다. 뭔가 다시 이탈리아로 돌아온 느낌이었다. 사실 유럽에서 성당을 질리도록 갔지만, 그래도 뉴욕의 성당은 뭔가 다른 느낌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들어갔지만 역시 성당은 성당이었다.

성당이 있어서 그런지 확실히 이 거리는 유럽 느낌이 강했다. 향수 아닌 향수를 느낄 수 있었던 시간.

 성당을 나와 계속 걷는데, 중간에 이상한 건물이 있었다. 나비가 날개를 펼친듯한 모습이기도 했고 비행기처럼 보이기도 해 홀리듯이 들어갔다. 내부는 약간 미래도시처럼 생활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다 그 건물 안에 있는 것 같이 느껴졌다. 나중에 찾아보니 세계무역센터 교통 허브라고 불리는 곳이었다.

무려 5조원이 들었다고 하는 교통 허브. 약간 우주정거장에 온 듯한 느낌도 받았던 매우 미래지향적 건물이였다.

 허브 내부의 매장 몇 군데를 구경한 다음 다시 나가 '월 스트리트'까지 갔다. 원래 자유의 여신상을 보러 왔을 때 들렸어야 했는데, 까먹고 있다가 다시 오게 되었다. 다름 아닌 월가의 상징이라고 불리는 '황소 동상'을 만지면 돈과 행운이 온다고 해 미신을 따르러 왔다.

황소의 뿔과 그곳을 만지면 돈과 행운이 온다는 전설(?). 차마 그곳을 만지는 것은 사진으로 올릴 수 없었다...

 월가는 확실히 대단했다. 시카고의 빌딩 포레스트보다 훨씬 정신없어 보였다. 심지어 1900년대 초부터 이미 월가는 이런 모습을 띄고 있다고 했으니... 정말 미국이란 나라가 강대국이 될 수밖에 없던 이유 중 하나였던 것 같았다.

 월가까지 온 김에 다시 한번 맨해튼 앞바다를 보러 갔다. 브루클린에서 맨해튼을 바라봤을 때와 맨해튼에서 브루클린을 바라볼 때의 느낌이 꽤 달랐다. 확실히 맨해튼이 뉴욕 시중에서도 엄청 큰 주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말 멋진 모습의 '월 스트리트'와 맨해튼에서 바라본 '브루클린'. 바쁜 삶의 상징인 월가와 여유의 상징인 바다의 조합이란...

 맨해튼 바다에서 잘 보이지 않는 노을을 보며 대도시라면 반드시 들려야 할 전망대 야경을 보러 움직였다. 맨해튼에서 전망대를 볼 수 있는 곳이 여러 군데가 있지만, 가장 유명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뉴욕의 전망을 본다면 정작 야경의 핵심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못 보기 때문에 그 맞은편에 조금은 낮은 '록펠러 센터'에서 야경을 보기로 했다. 

록펠러 센터 앞 스케이트장. 영화 '나홀로집에'에서도 나온다고 한다.

 우리가 간 '록펠러 센터'의 전망대는 '탑 오브 더 락'이라고 불리고, 약 70층 높이에 있다고 했다. 전망대 입장료를 사는데 유럽에서도 이렇게 비싸게 주고는 안 갔던 것 같다. 인당 약 32달러, 한화로 거의 4만 원에 근접한 가격을 내고 들어가는데 정말 동생과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도 뉴욕 야경 전망을 우리가 언제 또 와서 보겠냐며 눈을 딱 감고 결제를 했다. 고속 엘리베이터를 탑승해 올라가는데, 70층까지 가는데 약 1분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거기다 록펠러 센터라는 이름답게 올라가는 동안 매우 화려한 조명이 우리를 감쌌다(?). 

 1차 전망대에 도착해서 나갔는데, 정말 억 소리가 났다. 누가 황금 반짝이를 검은 도화지 절반에 뿌려놓은 줄 알았다. 아마 세상에서 가장 밝은 밤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눈이 부셨다.

어두운 밤하늘이 뉴욕의 빛으로 밝아질 만큼 강렬하고 화려했던 '록펠러 센터'의 전망대. 정중앙에 보이는 곳이 엠파이어 스테이트빌딩이다.

 동생과 제일 꼭대기인 '탑 오브 더 락'으로 가기로 했다. 탑 오브 더 락은 유리창이 없어서 더 트인 느낌이 들었다. 겨울이라 바람도 엄청 쌔게 불었는데, 너무너무 화려해서 모자를 쓰고서라도 계속 보게 되었다. 360도 모든 곳에 불빛이 환하게 밝혀줬다. 나중에 생각하니 이 건물들은 다 회사 같은데 우리나라처럼 야근으로 맨해튼의 야경을 만들어 주는 회사원들에게 존경을 표했다.

우리나라도 엄청난 대도시인데, 미국에 비하니 정말 한없이 작아보였다. 야근해도 좋으니 이런 곳에서 일하고 싶다.

 한 한 시간 정도 전망을 바라본 후 너무 추워서 내려가기로 했다. 저번에 먹은 1달러 피자를 사서 동생과 호텔로 들고 가 저녁을 간단히 먹고 내일을 위해 자기로 했다.

 


이 블로그에 있는 모든 사진은 제가 직접 여행지 가서 찍은 것입니다. 사진을 이용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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