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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해외)

칼바람을 뚫고

by 메르쿠리오 2020. 8. 12.

미국 여행 - 13일 차 ; 시카고, 뉴욕

 

 오늘은 또 얼마나 추울까... 오바마도 자주 찾는다는 브런치 집을 가기 위해 나설 준비를 했지만 어제 느낀 시카고의 추위를 생각하니 정말 나가기 싫었다. 그래도 오늘이 시카고의 마지막인데 하며 밖으로 나갔다. 청바지를 입고 나갔는데 정말 칼바람이 불어 내 다리를 칼로 긋는듯한 느낌이었다.

 그 브런치 레스토랑에 도착했을 땐 너무나도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웨이팅이 길게 있었다. 다행히 이름과 번호를 적으면 시간이 될 때 연락을 줘서 명단을 적고 그 근처에 밀레니엄 파크와 시카고의 랜드마크인 '클라우드 게이트'가 있어 남은 시간 동안 그곳을 구경하기로 했다.

시카고의 도시 중심을 그대로 담고 있는 '클라우드 게이트'. 도시 거울 셀카(?)와 같은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시카고의 상징은 이 콩 모양처럼 생겨 'The bean'이라고 불리는 클라우드 게이트보단 도심 사이를 가로지르는 지하철(이라고 해야 할지 지상철이라고 해야할 지 모르겠다.)이 아닐까 싶었다. 미국 영화를 보다 보면 대도시에서 건물을 가로지르는 노선들이 가끔씩 나오는데, 시카고에 오니 딱 그 모습이었다. 우리나라도 지하철이지만 지상으로 가는 구간들이 몇 군데씩은 있지만, 건물 사이로 지나가는 경우는 없다 보니 뭔가 시카고는 정말 미래도시 같아 보였다.

사진에서 부각되진 않지만, 높게 뻗은 고층건물들 사이로 지하철이 지나가는 모습이 정말 우리가 생각하는 미래도시 같아 멋있었다.

 밀레니엄 파크에서 구경을 하다 보니 생각보다 빠르게 연락이 왔다. 입장해서 팬케이크와 에그 베네딕트라는 음식을 시켰다. 워낙 가게 규모도 엄청나도 대통령도 방문했다고 하니 꽤 비쌀 거라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는 엄청 비싸진 않았다. 브런치 가격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정도...? 이쯤 되면 우리나라 브런치 가격이 엄청 비싼 건 아닐까 생각되기도 했다.

엄청난 부드러움을 자랑했던 '팬케이크'와 예상보다 더 맛있었던 '에그 베네딕트'. 가격은 둘다 한화로 15,000원을 넘기지 않았던 것 같다.

 우리가 나갈 때쯤 가게도 마감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렇게 장사가 잘 되는데 브런치 집이라 그런지 정말 오후 3시를 넘기지 않나 보다. 시계를 보니 2시가 좀 넘고 있었다. 시카고 날씨가 하루 종일 흐려 시계를 보지 않으면 지금이 몇 시인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시카고의 날씨가 정말 좋지 않아 낮인데도 불구하고 항상 가로등이 켜져 있었다.

 동생과 쇼핑을 좀 하고 무작정 걷다 보니 브로드웨이 같은 곳도 볼 수 있었다. 그 근방에선 방송을 찍는 사람들도 봤는데, 신기하게도 1층 통유리에서 뉴스(인지는 모르겠지만, 느낌이 뉴스 같았다.)를 전했다. 방송국 같은데 보안이 따로 없다니... 신기했다.

뮤지컬로만 들었던 '시카고 브로드웨이'의 모습. 나중에 시간과 돈이 더 있게 되면 한번 공연 관람을 해 보고싶다.

 도중에 너무 추워 한 고급진 건물 안으로 잠깐 들어갔다. 경비원도 밖이 추운 걸 아는지 그냥 우리를 보며 살짝 미소를 띠기만 하고 딱히 제재하지는 않았다. 

 추위를 좀 녹인 후 시카고의 빌딩 포레스트로 갔다. 확실히 서부에 비해 대도시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우리나라처럼 엄청 높고 깨끗한 건물들이 정말 숲처럼 빼곡하게 있었다.

한때 옥수수 타워로 유명한 쌍둥이 타워도 실제로 볼 수 있었다. 특이하긴 하지만 올라가 보진 못해 특별한 점은 잘 모르겠다...

 워낙 추운 날씨 덕에 칼로리 소모도 빨라졌는지 점심을 나름 늦게 먹었는데도 배가 고팠다. 그래서 시카고 피자의 원조라는 곳을 찾아가 먹기로 했다. 뭔가 신선한 채소가 먹고 싶어 샐러드와 피자를 한 판 시켰는데, 피자도 피자인데 샐러드 양이 어마어마했다. 샐러드로도 배를 채울 수 있다는 것을 미국에서 느꼈다.

대형 샐러드와 대형 시카고피자가 있는 '피제리아 우노'. 어제 갔던 시카고 피자와 다르게 여기는 토핑이 위에 있었다.

 시카고의 온 목적을 2번 달성한 뒤 미국의 마지막 여행지인 뉴욕으로 가기 위해 숙소로 돌아가 짐을 챙기고 공항으로 갔다. 이렇게 세계 3대 도시를 짧은 시간 안에 다 가볼 줄이야... 그중에서도 개인적으로 뉴욕이 독보적이라고 생각해 기대가 많이 됐다.

 비행기를 타고 시카고의 야경을 보는데, 정말 미국이란 나라가 얼마나 큰지 또 한 번 실감이 됐다. 미국 내에서도 정말 많은 대도시들이 있는데 그중 시카고만 해도 정말 황금빛이 쏟아질 정도로 밝았다.

정말 수많은 불빛으로 인해 꼭 용암이 흘러내리는 것만 같아보였다.

 시카고에서 뉴욕은 그리 멀지 않았다. 2시간 반쯤 지나니 도착했는데 시차가 1시간 차이가 나서 뭔가 더 달린 느낌이었다. 비행기를 내렸을 때 엄청난 스케일의 환영 문구를 기대했는데, 생각보다는 되게 심플했다.

비행기에 내려 가다보면 볼 수 있는 '뉴욕은 너를 사랑해!'라는 매우 심플했던 환영문구. 기대를 너무 많이 했나보다...

 뉴욕 호텔에 도착해 키를 받았는데, 들어갔을 때 누가 쓰고 있는 방이었다. 어이가 없어서 리셉션에 가서 따졌더니, 사과 한마디도 없이 그냥 키 바꿔줄게 이 소리만 하고 키를 새로 받아왔다. 그래서 뉴욕의 첫인상은 좀 별로였다. 동생과 리셉션 욕을 하면서 이미 늦은 밤이므로 뉴요커들이 즐겨 먹는다는 야식인 '할랄 가이즈'를 포장해 숙소에서 먹기로 했다.

우리나라 이태원에도 들어온 '할랄 가이즈'. 이 크기가 1인분인데, 동생과 둘이서 나눠 먹는데도 배터져 죽는줄 알았다. 역시 천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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