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행 - 7일 차 ; 라스베가스
인터넷에서 라스베가스 가는 표를 구매했는데, 편의점에서 영수증을 티켓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어렵사리 티켓으로 바꾼 후 라스베가스 행 버스를 탔다. 자리가 선착순인지 앞좌석은 다 찬 상태였고 맨 뒤쪽에 화장실이 있었는데 어쩔 수 없이 화장실 냄새가 나는 뒤쪽 좌석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한 2시간 정도 갔을 때 갑자기 도착했다고 했다. 샌디에고에서 라스베가스로 가는 직행버스가 아니라 리버사이드를 경유해서 가는 버스였나 보다. 그래서 동생과 휴게소로 나와 간단하게 끼니를 때울 것들을 사고 스트레칭도 좀 한 다음 다시 버스에 탔다.
한 오후 5시쯤 되었을 때, 더 이상 버스에서 잠도 오지 않아 눈을 떴다. 한 10분 정도 황량한 사막을 달리더니, 어느 지점부터 갑자기 엄청난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중심가로 들어오니 정말 말도 안 되는 세상이 펼쳐진 것 같았다. 역에 도착하니 이미 하늘은 어두워 진상태였다. 하지만 라스베가스는 밤에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라스베가스에 '베네치아 호텔'이 들어오기 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던 MGM호텔로 갔다. 라스베가스의 4성급 이상 호텔들이 유독 가격이 싸서 호텔 플렉스를 해야 한다고 했다. 호텔이 워낙 크다보니 체크인을 하고 방 잡아서 짐을 푸는데만 한시간이 넘게 지나갔던 것 같았다. 그래서 저녁부터 먹으러 나갔다. 큰아빠 동생의 자제분이 우리가 라스베가스에 간다고 하니까 자신이 아는 맛집을 여러 개 추천해 주셨다. 그중 '파리 호텔' 앞에 있는 곳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일단 서비스는 말할 것도 없고, 뷰가 대박이였다. 파리 호텔 맞은편엔 '벨라지오 호텔'이 있는데, 이 호텔 앞에서 분수쇼를 한다. 근데 이 분수쇼가 세계 3대 분수쇼에 들어갈 정도로 스케일이 남다른데, 이 분수쇼를 보면서 식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되게 영광스러웠다. 다만 가격은 그에 상응하는 값이었다. 가장 충격적인 건 그때는 미국에서 물을 공짜로 마시려면 '탭 워터'를 달라고 해야 하는데, 그냥 물을 시켰더니 무려 물 한 병에 9달러를 받아갔다. 그래도 최상의 서비스와 맛, 뷰의 삼위일체 덕에 오늘 하루는 플렉스 한다는 생각으로 먹었다.
근사하게 식사를 마친 뒤에 본격적으로 분수쇼를 구경하러 나갔다. 밥을 먹으면서 들었던 분수의 거대한 굉음을 앞에서 들으니 정말 천둥이 치는 줄 알았다. 세계 3대 분수쇼 중 아직 2개밖에 보지 않았지만, 후에 서술할 바르셀로나의 분수쇼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굉장한 스케일이었다. 거기다 이 분수쇼가 매일 무료라니... 정말 라스베가스는 이간이 설계한 도시 중 가장 유토피아에 가까운 도시라고 생각되었다.
분수쇼 한 타임(약 30분)을 다 보고 난 뒤에 파리 호텔의 '에펠 탑'을 좀 더 멀리서 보고 싶어 가까운 전망대 같은 곳을 찾았다. 라스베가스는 정말 모형 같은 도시였다. 마치 대인국에서 누군가가 레고로 도시를 꾸민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정말 세계를 한 곳에 모아놓은 느낌을 받았다.
장시간 버스와 라스베가스로 오니 날도 갑자기 추워졌다. 그래서 오늘은 '미니 에펠 탑'의 야경을 마지막으로 동생과 호텔로 돌아가 원기를 회복하기로 했다. 동생과 호텔 1층 로비의 편의점에서 과자와 음료를 샀는데 정말 말도 안 되는 가격을 받았다. 하지만 여기서 뭔가 다시 제품을 갖다 놓기에는 이상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 눈물을 머금고 구매해 호텔로 올라갔다. 마침 티비를 틀었을 때 영화 '월드워 Z'를 해서 자막은 없었지만 한국에서의 기억을 되살려 영화를 보고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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