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행 - 3일 차 ; 로스앤젤레스
어젯밤 큰아빠를 계속 설득해 결국 LA 자유이용권(?)을 얻게 되었다. 자유를 얻고 난 뒤 가장 먼저 갈 곳은 LA를 포함해 미국에서도 손에 꼽는 대학 중 한 곳인 'UCLA(캘리포니아 공립대학)'이었다. 사실 대학에 크게 관심이 있다기 보단 특이하게도 UCLA에서 내일 갈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티켓을 20프로 할인해서 판다고 해 티켓을 사러 갈 겸 구경하러 가기로 했다.
유럽에서 한 번도 이용하지 않았던 우버를 오늘 처음 이용했다. 생각보다 사용법도 어렵지 않고, 미국에서 우버택시는 비싸서 우버 풀이라고 목적지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합승하여 이동하는 시스템이 저렴해 대부분 우버 풀을 이용했다. 미국 사람들은 역시 넉살이 좋은지 택시에서 처음 만났는데도 'Good morning How are you?(안녕, 잘 지냈니?)'와 같은 인사를 스스럼없이 건네 같이 얘기하다 보니 금방 목적지까지 도착했다.
표를 사는 곳을 찾는데도 오래걸렸다. 결국 길을 몰라 UCLA를 다니는 것 같아 보이는 대학생한테 길을 물어 표를 살 수 있었다. 근데 무려 20프로 할인을 했는데도 무슨 시즌이라고 하면서 가격이 인당 한화로 약 12만 원을 넘는 금액이었다. 동생이랑 많은 고민을 했지만 큰아빠 동생분께서도 용돈을 주셨고 우리가 언제 또 미국을 오겠냐면서 눈물을 머금고 티켓을 구입했다.
그 뒤로 UCLA 로고가 박힌 굿즈나 후드티 같은 것을 좀 구경하면서 사려고 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티켓값이 너무 비싸 대충 훑어 보다가 대학교를 나와 밥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동생이 찾아놓은 곳이 있다고 해 '그랜드 센트럴 마켓'으로 우버를 타고 이동했다. 이번에는 아무도 합승을 하지 않아 우버가 조용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시차 적응 실패로 잠이 들었다. 그래도 다행히 우버 기사분이 착한 분이라 아무 탈 없이 그랜드 센트럴 마켓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랜드 센트럴 마켓의 정말 많은 가게 중 우리가 갈 곳은 '에그슬럿' 이라는 가게였다. 가게 이름처럼 '에그 슬럿'이라는 메뉴가 있는데, 이 슬럿을 잘 섞어서 바게트에 발라 먹는 게 그렇게 맛있다고 해 동생이 여기에 가자고 했다. 인기가 정말 많은지 줄을 기다리는데만 한 10분은 넘게 걸린 것 같았다. 거기다 직원은 처음에 레이디가가인줄 알 정도로 미국이라 그런지 엄청 개성이 강한 직원들이 많이 보였다. 우리 차례가 되어 메뉴를 받고 먹었는데 버거와 에그 슬럿 둘 다 맛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양 대비 가격이 너무 비싼 게 조금 아쉬웠다.
손님이 너무 많아 다 먹은 즉시 자리를 빨리 빼 줘야 할 것 같아서 바로 일어났다. 마켓을 빠져 나와 좀 걷다 보니 코리아 타운처럼 갑자기 일본 분위기로 바뀌는 곳이 있었다. 코리아 타운에 이어 재팬 타운이라니... 좀 더 걷다 보면 차이나 타운까지 나올 기세였다. 나는 크게 관심은 없었지만, 동생이 이왕 온 김에 구경하고 가자고 해 후식도 먹을 겸 재팬타운 쪽 카페를 찾았다. 보통 서양 국가에선 쉽게 볼 수 없는 말차 관련 음식이 재팬타운에는 있어서 매우 반가웠다. 나는 녹차 덕후이기 때문에 녹차 케이크가 보이자마자 이 카페로 가 녹차케이크와 티라미수, 그리고 카페를 시켜 먹었다.
카페에서 휴식을 취한 후 동생의 다음 목적지인 '아트 디스트릭트'로 갔다. 이름 답게 여러 벽면들이 그래피티로 꾸며져 있기도 하고 많은 예술 그림들, 그리고 한글도 볼 수 있었다. 거기다 가게들도 제각각의 인테리어 매력이 있어 매우 힙했다.
아트 디스트릭트를 좀 구경한 후 동생이 미국에 오면 반드시 들려야 한다는 옷가게인 '아메리칸 어패럴'에 갔다. 동생 말로는 얘네가 망해서(?) 쉽게 말하면 점포정리를 해 이쁜 옷들이 엄청 싸다고 지금이 기회라고 했다. 덕분에 나도 옷을 몇 개 사긴 했는데, 미국 애들 중에서도 매우 타이트한 애들만 입는 옷인지 옷들이 남자고 여자고 죄다 유아용 수준급이었다. 쇼핑을 마치고 우버를 타고 큰아빠 집으로 돌아갔다. 저녁 먹을 시간이 되어 한인타운 안에 있는 갈빗집으로 갔는데, 미국에서 직접 먹는 소갈비라 그런지 되게 두툼하고 맛있었다. 아마 LA에서 먹은 한식 중에 제일 만족스러운 식사였던 것 같다.
식사를 맛있게 하고 난 뒤 야경을 보고 싶었는데 큰아빠랑 큰엄마 둘 다 LA의 야경을 제대로 본 적이 없다고 하셨다. 그래서 어디가 좋을까 하다가 역시 야경만한 데는 전망대가 빠질 수 없지 하면서 그리피스 천문대를 다시 가보기로 했다. 역시 라라 랜드의 배경답게 낮에도 아름다웠지만 밤이 정말 대도시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여줬다.
거기다 천문대라 대형 망원경으로 태양계도 관찰할 수 있었다. 큰아빠도 미국에서 10년을 넘게 사셨는데, 밤에 이렇게까지 활동해 본 적이 처음이라면서 우리들이 와서 이런 경험도 해본다고 매우 좋아하셨다. 휘황찬란한 LA의 야경을 마지막으로 눈에 담고 내일을 위해 내려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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