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행 - 1일 차 ; 로스앤젤레스
미국 입국심사대는 정말 오래 걸렸다. 유럽에서는 그냥 여권 한번 보고 도장을 찍어줬지만, 미국은 확실히 '천조국'이라는 별명답게 미국으로 들어가는 것이 매우 까다로웠다. 한 아랍계 사람은 우리보다 먼저 들어갔는데 우리 끝날 때까지 계속 심사를 받았었다. 나는 동생이 가족이라고 해 입국심사를 같이 진행했고, 질문은 좀 많았으나 어려운 것을 요구하진 않아 다행히 다 대답은 할 수 있었다. 마지막엔 재밌었던 게 심사원이 뭐라 뭐라 하더니 한국말로 "엄지" 이랬다. 지문 검사를 진행했고, 그리고 검지가 한국어로 뭐냐고 물어봐 검지라고 알려준 다음 굿바이를 날리고 입국심사대를 빠져나갔다.
입국심사가 끝난 후 휴대폰 시계를 봤는데 신기하게도 1월 1일 09시였다. 분명 출발할 때에도 1월 1일 09시였는데, 뭔가 하루를 번 느낌이였다.
LA 국제공항으로 나오니 큰아빠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큰아빠랑 인사를 한 뒤 큰아빠가 사시는 한인타운으로 택시를 타고 갔다. 근데 미국 여행의 첫 시작부터 좋지 않은 사건이 발생했다. 택시가 신호에 걸려 잠깐 정차하고 있는데 그 사이에 어디선가 미국애들 몇 명이 와 위협적인 물건들을 가지고 다니며 해'피 뉴 이어'라면서 차 문을 웃으면서 두들겼다. 그러자 택시 기사분이 걔네들한테 돈을 줬다. 거의 강도나 다름없는 짓을 당했다. 근데 택시 기사분은 자주 있는 일이라고 미국에서 살려면 어쩔 수가 없다고 한다. 확실히 이런 부분에서는 정말 우리나라가 안전하다고 느꼈다.
그 이후로 큰 일 없이 큰아빠가 사시는 한인타운에 도착했다. 큰엄마랑도 인사를 한 뒤에 씻고 잠을 좀 자고 싶었지만 큰아빠가 미국 맥도날드는 다르다면서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시차 적응을 아얘 하지 못해 차를 타고 가는 동안 계속 꾸벅꾸벅 졸았다.
햄버거를 다 먹고 난 뒤에 큰아빠 동생이 있는 곳으로 갔다. 미국에서 부자들은 ~~ 힐스에 산다고들 하는데(대표적으로 버버리힐스) 큰아빠 동생분도 어디 힐스(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에서 살고 계셔서 그쪽으로 갔다. 힐스 중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사셨는데 집 안에 수영장을 가지고 계실 정도로 장난이 아니었다.
새해 준비를 하며(물론 시차 적응을 못해 조는 시간이 더 많았다.) 정말 오랜만에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저녁이 되었다. 그래도 새해라고 저녁은 떡국을 먹은 다음 동생이랑 바깥바람도 좀 쐴 겸 산책을 하기로 했다. 새해라 그런지 아직 여러 집들에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많이 남아있었다.
가기 전 세배를 하고 큰아빠 동생분이 용돈을 쥐어주셨는데, 자그마치 400달러나 됐다. 사실 처음 뵙는 분이었는데 너무 큰돈을 주셔서 좀 많이 당황하긴 했지만, 앞으로의 미국 여행을 위해 현재 자금이 확실히 부족하기 때문에 정말 감사하다고 하고 바로 돈을 챙겼다. 큰아빠 동생분의 집에서 새해를 맞이함으로써 앞으로 좀 더 나아질 미국 여행길이 기대되었다.
이 블로그에 있는 모든 사진은 제가 직접 여행지 가서 찍은 것입니다. 사진을 이용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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