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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해외)

돌아가기 싫어

by 메르쿠리오 2020. 7. 6.

유럽 여행 - 32일 차 ; 영국

 

 평생 올 것 같지 않던 첫 유럽여행의 마지막 날이 오고야 말았다. 어제 교통카드에 있는 돈도 다 써버리고, 지갑에 남은 돈도 얼마 남지 않아 아침은 호스텔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밥먹는 곳이 꼭 와인 저장고처럼 인테리어가 되게 독특했다.

 조식을 먹고 영국에서 돈 없이 할 수 있는 '대영 박물관'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다른 나라에서 약탈한 문화재와 전리품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박물관에서 돈을 받을 수 없다고 했다. 그 말은 영국이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약탈을 했다는 뜻이겠지... 그래도 돈 없는 사람한테는 할 거리를 내주는 셈이라 박물관을 좋아하진 않지만 가 보기로 했다. 

 무려 숙소에서 대영 박물관까지 가는 길은 걸어서 1시간이였다. 걷는 것이야 뭐 좋긴 한데 마지막 날까지 이렇게 고생해야 하나 싶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기존에 생각했던 예산보다도 초과했기 때문에 그냥 무작정 걸었다.

'대영 박물관'까지 가는 길에 보이던 커다란 성당. 질렸다고 생각한 이 성당도 당분간은 못보겠지.

 그래도 쉬지 않고 걷다 보니 예상보다는 일찍 도착했다. 대영 박물관은 정말 내가 본 박물관중에 제일 컸다. 거기다 무슨 외관을 신전처럼 장식해 놔서 웅장해 보였다.

박물관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정말 로마에 있던 '판테온' 같았던 영국의 '대영 박물관'.

 박물관 안에서 제일 관심 있게 본 것은 '이집트 문화'였다. 영화 같은 곳에서 접해서 그런지 나에게 이집트 문화는 매우 신비하고 꼭 가보고 싶은 나라 중에 한 곳이다.

고대 이집트의 문명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언젠간 가볼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구경하다 보니 갤러리 중 한 곳인 '한국실'도 있었다. 거문도 불법 점령 때 뭘 가져갔는진 사실 잘 모르겠지만 머나먼 타지에서 한국 문화를 볼 수 있다는 것도 반가운 일이긴 했다.

생각보다 한국에 대해 꽤 자세히 설명되어 있었던 '한국실'. 저 평상 앞에 보면 제삿상에 대한 문화도 적혀 있다.

 바티칸시티 일일투어를 들었을 때 가이드분이 가장 흥분하며 말했던 '피에타'도 있었다. 하지만 가이드가 없어서 그런 건지 대영 박물관에 있는 피에타는 분명 역동적이나 심심한 면이 있었다.

'대영 박물관'에 있는 피에타 상. 지금보니 너무 확대해서 찍었나 좀 더 징그러운 것 같다...

 박물관이 정말 엄청 크다 보니 2시쯤 되어서 나왔다. 오늘만큼은 마지막 날이니 맛있는 걸 먹자 하고 쉑쉑 버거로 갔다. 역시 영국에선 프렌차이즈가 제일 맛있는 것 같다... 가격도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라 쉑쉑버거 자체가 다 비싸 크게 불만도 없었다.

영국에서 먹었던 것중에 제일 맛있었던 '쉑쉑버거'. 아침을 제외하곤 꼭 프렌차이즈에서 드시길...

 먹고 잠깐 구경하다 보니 금방 해가 떨어졌다. 코벤트 가든에선 마치 아마추어들이 내일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 위한 공연을 해주는 것만 같았다.

연주는 신나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슬퍼져 정말 맘같아선 비행기표 취소를 하고 싶었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런던의 거리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무르익어 갔다. 사실 크리스마스에 큰 의미를 둬 본 적은 없는데 유럽 여행을 하면서 괜히 전 세계적으로 빨간 날이 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런던의 까만 하늘을 빛내주고 있는 크리스마스 장식들. 다음번에 유럽에 간다면 겨울에 다시 한번 가고 싶다.

 마지막 날이어서 고모에게 줄 선물도 사기로 했다.(고모가 여행 갈 때 용돈을 주셔서 잊으면 안 됬었다.) 영국에 '포트넘&메이슨'이라는 영국 황실에도 대접하는 티 전문 브랜드가 있다고 해 거기로 갔다. 유명세답게 무슨 내부를 궁전처럼 해놔서 처음에는 좀 당황했다.

외관부터 삐까번쩍한게 꼭 '내가 포트넘&메이슨이다'라고 광고하는 것 같다. 티 전문 브랜드인데도 규모가 정말 어마어마하다.

 언제 볼지 모르는 '빅 벤'도 한번 더 보기로 했다. 당장 다음 달부터 못 본다고 하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 자리에서 멋있게 빛나고 있었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에펠탑과는 다른 매력의 '빅 벤'.

 가는 길에 '워털루 역'을 지나쳤다. 워털루라는 것을 '맘마미아' 노래 중 하나로만 알고 있었는데 영국에 이 이름을 가진 역이 있는지도 이때 알았다. 돈 한번 써서 지하철을 타고 갈까 고민을 많이 했지만 런던 브릿지도 볼 겸 끝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지하철 역마저도 멋있었던 '워털루 역'과 언제 봐도 멋있는 런던의 상징 중 하나인 '런던 브릿지'.

 숙소 근처에 '런던탑'이 있었는데, 런던에 있는 동안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그래서 마지막 날인만큼 '런던탑'의 야경을 보며 영국, 아니 첫 유럽여행의 마지막 점을 찍었다.

멋있는 '런던 탑'을 숙소 앞에 두고도 왜 마지막 날에 알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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