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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해외)

여왕님이 사는 궁전과 네버랜드

by 메르쿠리오 2020. 7. 1.

유럽 여행 - 30일 차 ; 영국

 

 영국에서 제일 맛있는 게 뭘까. 내 생각엔 아마 '잉글리시 브렉퍼스트'일 것 같다. 말 그대로 영국식 아침식사인데, 흔히 유럽식 조식을 생각하면 나오는 것들이 나온다. 보통 카페서 파는 메뉴인데 베이컨과 소세지, 계란과 레드빈 등을 제공한다. 비싼 곳에서 먹었더니 메인디쉬를 먹기 전에 빵도 줬다.

처음 먹어보는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보통 4파운드에 먹을 수 있지만 처음이라 잘 몰라 아침으로 무려 9파운드(한화 약 13000원 정도)를 지불했다.

 오랜만에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영국 '버킹엄 궁전'의 교대식을 보러 갔다. 11시쯤 시작한다고 해 30분 전에 도착했다. 30분 전인데도 이미 사람이 많이 대기하고 있었다. 말을 타고 다니는 경찰들이 교대식 라인에 관광객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관리도 하고 있었다. 여기저기 구경하다 보니 금방 교대식이 시작했다.

교대식 시작 전 말을 타고 주변을 관리하는 경찰관들.

교대식은 꽤 오래했다. 하지만 굳이 꼭 봐야 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교대식이 끝나고 궁전쪽으로 가니 갤러리가 하나 있었다. 들어가 보니 버킹엄 궁전 관련 굿즈를 파는 것 같았다. 굿즈 중 교대식에서 경비병들이 쓴 모자도 있길래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가격보고 그냥 포기했다.

버킹엄 궁전 안에 있던 경비병 모자. 사면 연말에 재밌는 장난감이 되겠지만 가격도 가격이도 캐리어에 자리도 없어서 포기했다.

 쇼핑을 마치고 서브웨이에서 간단하게 밥을 먹은 뒤 런던의 '자연사 박물관'으로 향했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딱히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여기가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 시리즈 중 촬영지라고 들어서 가보기로 했다. 하지만 이곳은 촬영지는 아니었다. 그래도 '박물관이 살아있다'에서 나오는 박물관과 매우 유사했고, 생각보다 관심이 없던 나에게도 어느 정도 흥미를 이끌게 하는 것들이 많았다.

입구부터 매우 화려했던 런던의 '자연사 박물관'. 얼핏 보면 밀라노의 두오모 같은 느낌도 받을 수 있다.
마치 해리포터에 나올 법한 서재같은 느낌과 지구로 들어갈 수 있는 느낌을 주는 에스컬레이터. 여러모로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자연사 박물관을 다 둘러보고 나니 벌써 어두워지려 했다. 저녁에는 '하이드 파크'에서 한국분들을 만나기로 했다. 하이드 파크까지 그렇게 멀지 않아 슬슬 걸어가기로 했다. 걸어 가는데 내가 가는 목적지에 놀이공원이 보였다. 그냥 공원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겨울에는 '윈터 원더랜드'라는 놀이공원으로 바뀐다고 한다. 안 그래도 놀이공원 광인 나에게는 정말 희소식이었다.

마치 나에게는 겨울 내내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네버랜드' 같아 보였던 '윈터 원더랜드'.

 천천히 가던 내 걸음은 들뜬 마음으로 빨라졌다. 입구를 봤는데 너무 설렜다. 거기다 간이 놀이공원이라 입장료도 따로 받지 않고 안에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넓게 열려있었다.

'윈터 원더랜드' 내부로 들어왔을 땐, 정말 겨울 동화 속에 있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행복했다.

 안에서 구경을 하고 있다 보니 하나 둘 만나 총 4명이서 같이 다녔다. 너무 신나서 구경을 막 하고 있다가 파리의 '디즈니랜드'에서 못다 한 놀이기구의 한을 마저 충족시켜야 할 것 같아 충동적으로 롤러코스터 티켓을 사서 탔다. 무려 한화 약 13,000원을 호가했지만 짧고도 강렬한 롤러코스터였다.

아침 밥값과 동일한 놀이기구. 간이 놀이기구여서 그런지 안전 점검도 간이 수준으로 했다. 생각보다 안전했고 무지 재밌었다.

 놀이기구를 탄 뒤 크리스마스 마켓을 조금 더 구경한 후 아쉽지만 밥을 먹으러 돌아갔다. 가는 길에 '런던 브릿지'의 야경을 보는데, 정말 멋있었다. 영국이 나한테만 안 유명한 나라였구나 하는 걸 새삼 느꼈다. 이렇게 볼 것 많고 즐길 것 많은 나라를 왜 이때까지 모르고 살았을까 싶었다. 

밥먹으러 가는 길에 본 '런던 브릿지'의 야경. 정말 카메라에 빛을 제대로 못담는게 너무 아쉬웠다.

 한국 모임 중 런던에 유학 중이신 분이 있어서 그분이 아는 펍으로 갔다. 진짜 영국에서 먹는 맥주라니, 역시 현지서 먹는 맥주는 정말 맛있는 것 같다. 거기다 맛없기로 유명한 영국에서 가장 맛있다는 '피쉬 앤 칩스'를 시켰는데, 글쎄... 원래 음식은 잘 안남기는 편인데 유럽 여행 중 처음으로 음식을 남겼던 것 같다. 튀김인데 맛없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을 하필 이렇게 멋진 영국에서 처음 알았다.

무려 2만원이 넘었던 '피쉬 앤 칩스'. 우리나라와 다르게 맥주가 맛있고 안주가 맛이 없었다. 그래도 분위기는 정말 현지의 느낌 제대로였다.

 저녁을 다 먹고 맥주로 얘기를 좀 더 하다 보니 내일 낮 즈음에 같이 일정이 맞는 사람이 있었다. 그래서 내일 낮에 만나기로 하고 숙소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길은 '런던 브릿지'를 건너야 했기 때문에 공사 중인 밤의 런던 브릿지를 건너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했다.

'런던 브릿지'를 건너서 숙소로 돌아가는 것 마저 숙소 위치가 좋다고 판단되었다. 

 


이 블로그에 있는 모든 사진은 제가 직접 여행지 가서 찍은 것입니다. 사진을 이용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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