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 - 29일 차 ; 영국
첫 유럽여행의 마지막 나라인 영국의 '런던'으로 가는 날이 드디어 왔다. 프랑스-영국을 이어주는 열차인 '유로스타'는 아쉽게도 유레일 패스가 되지 않았다. 뭐, 60만 원짜리 뽕은 다 뽑은 것 같아 그래도 다행이었다. 해저 터널로 간다고 해 기대를 하며 창가 쪽에 앉았지만 왜 터널이 유리로 되어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탔는지 당연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런던에 대해 아는 것이 있었다면 해리포터? 딱 하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영국'이라는 나라는 흔히 '덕질'하기에 매우 좋은 여행지라고 한다. 해리포터, 셜록홈즈, 비틀즈, 등등... 정말 많은 영국 드라마 캐릭터 덕질도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덕질을 하지 않는 나로서는 크게 기대가 되지 않았던 영국이었다. 그러나 영국에 도착해 숙소로 가는 길에 이제는 지루할 것이라는 내 마인드는 바로 박살나버렸다.
타워 브릿지의 일부분이 공사 중이었지만, 그 정도로는 타워브릿지의 웅장함을 감출 수 없었다. 거기다 영국 날씨가 1년 중 200일 이상이 비가 오는 곳이라고 하는데, 운이 좋게도 영국에 있는 내내 해 뜬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마 스위스에 있던 날씨운을 뺏어 영국에다 다 써버렸나 보다.
숙소에 들려 체크인을 하고 다시 시내로 나갔다. 이때까지 유럽 여행을 하면서 대부분의 유럽 이미지는 '예쁘다'였다면, 영국의 이미지는 '멋있다'였다. 과거 중세시대의 유럽 분위기를 보존하려는 여러 유럽 국가들과는 달리 영국은 미국이나 우리나라처럼 매우 현대적인 도시였다.
현대적이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롯데 타워'랑 똑같이 생긴 건물도 볼 수 있었다. 애들한테 영국에서 찍은 사진이라고 했을 때 애들이 잠실에서 찍은 것 아니냐고 할 정도로 똑같았다.
영국은 아쉽게도 해가 너무 빨리 졌다. 거의 5시만 돼도 어두컴컴해져서 영국으로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벌써 노을이 지고 있었다.
영국의 메인 중심지 중 하나인 '트라팔가 광장'으로 갔다. 이 광장 건물들 사이로 '빅 벤'이 보이는데, 정말 멋있다는 말만 계속했다. 괜히 영국의 랜드마크가 아니었다. 거기다 내년(2017년)부터는 공사에 들어가 빅 벤을 볼 수 없다는데, 운이 좋게도 한 달을 남겨놓고 영국으로 와 공사 전 빅 벤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 광장답게 쇼 같은 것들도 볼 수 있었다.
광장 구경을 좀 하고 있다 보니 벌써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영국 음식이 너무 맛없다고 얘기를 많이 들어 프랜차이즈인 'KFC'를 갔다. 사실 KFC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선택지가 딱히 없었다. 셋트로 주문을 하는데 탄산을 잘 먹지 않아 셋트에서 탄산을 물로 바꿔달라고 했는데 직원이 그렇게 안된다고 했다. 그래서 그러면 콜라 주세요 했더니 셋트가 아닌 콜라만 덩그러니 하나 주는 것이였다. 어이가 없어서 셋트에 콜라 달라니까 직원이 매우 화난 눈빛으로 날 쳐다봤다. 그래서 그런지 안 그래도 안 좋아하는 치킨인데 더 맛이 없게 느껴졌다.
밥을 먹고 '빅 벤'의 화려한 야경을 보고 싶어 다시 빅 벤으로 향했다. 예상했던 대로 빅 벤은 밤에도 굉장히 멋있었다. 에펠탑과는 다른 멋있는 느낌이었다.
강 뒤에 빅벤이 있어 약간 헝가리의 '부다페스트' 느낌이 나지 않을까 싶어서 강을 건너갔다. 서울 같다고 느꼈던 런던의 강변 모습이 밤에 보니 서울보다 더 화려했다. 서울은 은은한 빛이 맴돌았지만, 런던은 눈이 부실 정도로 밝았다.
강을 건넌 뒤 빅 벤의 모습을 정면으로 바라보니, 정말 부다페스트와 같았다. 파리에서 넘어갈 때 집에 가고 싶다는 권태기는 런던 하루 만에 박살나 버렸다.
빅 벤에 이어서 런던의 2번째 랜드마크인 '런던 아이'를 보러 갔다. 어떤 기준인진 모르겠는데 정해진 분기마다 색이 바뀐다고 했다. 내가 본 시기는 빨간색으로 정말 강렬하게 보였다. 타 보고 싶었지만 비쌀 것 같아(가격도 안 보고 탈 생각을 아얘 안 했던 것 같다.) 패스했다.
강변을 지나 시내로 돌아갔다. 뮤지컬 쪽으로 활발할 '브로드 웨이'도 미친 듯이 화려했다. 이렇게 좋은 영국이라는 나라를 왜 몰랐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영국의 매력에 빠졌다.
브로드웨이를 지나 '코벤트 가든'으로 향했다. 런던은 가는 족족 정말 행복했다. 영화 '패딩턴'에서 본 영국의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서 그런가, 앞으로 3일 남았지만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내 굴뚝같은 마음은 오히려 비행기를 취소하고 싶은 마음으로 바뀌었다.
곧 12월로 접어들어서 그런지 거리 곳곳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도배를 해 놓았다. 늦은 시간 숙소로 돌아가는 길마저 신나고 행복했던 영국의 첫 날을 마무리했다.
이 블로그에 있는 모든 사진은 제가 직접 여행지 가서 찍은 것입니다. 사진을 이용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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