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 - 28일 차 ; 프랑스
새벽에 그렇게 마시고 거기서 만났던 형네 호텔에 가서 잠이 들었다. 거의 와인 2병을 혼자서 에펠탑에 취해 마셨으니... 새벽 6시 반쯤 그 형이 자기는 새벽 운동을 나가야 하니 나보고 너 숙소로 돌아가라고 깨웠다. 같이 술을 마셨는데 이 형은 숙취가 없나 보다. 어쩔 수 없이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돌아가려는데, 프랑스 지하철은 신기하게도 고무바퀴로 가는 지하철이 있는지 멀미가 되게 심했다. 그래서 한 3 정거장을 지났을 때 도저히 참지 못하고 쓰레기통을 부여잡고 결국 토를 했다. 그 상태로 거의 기절해 30분간 지하철 의자에 쓰러져있는 상태였지만, 다행히 거지꼴 같았는지(?) 아무도 건들진 않았다.
어찌저찌 해 숙소로 돌아와 머리가 너무 깨질 거 같아 도저히 나갈 수 없는 상태라 간단히 씻고 청소하는 직원이 와서 청소를 할 때까지 계속 잠을 잤다. 한시 반쯤 되어서 이렇게 내 프랑스 마지막 날을 날릴 순 없다고 생각해 어지러운 머리를 부여잡고 숙취 해소 겸 밥부터 먹으러 나갔다. 다행히 숙소 근처에 괜찮은 레스토랑이 있어서 그쪽으로 가 새끼양 요리를 시켰다. 사실 머리가 너무 아파 먹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었지만, 배에 뭐라도 들어가야 좀 나을 것 같아 먹었는데 생각보다 되게 괜찮았다. 메쉬 포테이토랑 고기를 같이 먹으니 조합이 잘 맞았다. 다 먹으니 갑자기 디저트를 추천해줘서 이탈리아의 디저트인 '파나코타'를 추천해 줬다. 프랑스에서 이탈리아 디저트를 먹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지만, 메인디쉬부터 디저트까지 완벽했다.
다 먹고 그래도 좀 움직일만한 것 같아 시내 구경을 나갔다. 사랑의 자물쇠의 시초(?)라고 불리는 퐁뇌프 다리로 갔다. 현재는 아마 안전상의 이유인지 다 철거했지만, 그 당시까지만 해도 정말 몇겹의 자물쇠로 엮여 있는 진풍경을 볼 수 있었다.
다리를 건너 가니 애니메이션 '노트르담의 꼽추'로만 알고 있었던 '노트르담 대성당'이 보였다. 내부를 구경하려고 그 당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 그때 한 사람이 캐리어를 끌고 노트르담 대성당 안으로 들어가려고 해 테러 의심으로 검사를 받는 일도 있었다.
센느강을 기점으로 왔다 갔다 하다 보니 프랑스의 '팡테옹'도 볼 수 있었다. 로마의 '판테온'이 정말 고대 신전 같은 느낌이었다면, 프랑스의 팡테옹은 나름 현대적인 건물이었다. 나름 프랑스에서 유명한 사람들이 묻혀져 있다고 하는 곳이었다.
너무 늦게 나온 탓인지 숙취를 깨려고 걷다 보니 어느새 저녁이 다가오고 있었다. 에펠탑의 매력을 안 뒤론 파리에 있는 동안 하루 1 에펠탑을 실천하기 위해 에펠탑 쪽으로 갔다. 골목 사이사이로 에펠탑이 보이는데 정말 아름다웠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서 그런지 더 빛이 났던 것 같았다.
샤오이 궁을 지나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카페로 들어섰다. 라떼와 말차로 된 파운드가 있어서 주문했다. 신기하게도 라떼를 내가 직접 만들어 먹는 곳이였다. 양도 꽤 괜찮고 말차파운드도 유럽에선 쉽게 볼 수 없어서 그런지 더 맛있었다. 물론 가격은 괜찮진 않았다.
따뜻한 라떼와 파운드케이크를 먹으며 당 충전과 몸도 어느 정도 녹인 후, 어제 짧은 시간 느꼈던 '샹젤리제 거리'로 다시 발걸음을 뗐다. 아름다운 샹젤리제 거리를 보고 있자니 파리의 마지막 날이라는 것과 유럽여행의 막바지가 다가왔다는 걸 실감했다. 샹젤리제 거리는 화려했지만 뭔가 슬퍼지면서 갑자기 여행 권태기가 왔는지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졌던 파리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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