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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해외)

스위스 가성비 탑 관광지

by 메르쿠리오 2020. 6. 17.

유럽 여행 - 23일 차 ; 스위스

 

 아무래도 숙소 위치가 좋지 않다 보니 조식이 포함된 곳이었다. 그래서 조식을 먹으러 나갔는데, 신기하게도 볶음밥을 줬다. 알고 보니 이 호스텔을 운영하는 주인이 한국사람이라고 했다. 아쉽게도 사장님은 보지 못했지만, 조식은 항상 한식이라고 했다. 원래 많이 먹을 생각이 없었는데 한식이라 2 접시나 먹었다.

아침부터 든든하게 볶음밥을 먹었다. 2번째 부턴 계란을 주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볶음밥인게 어디야...

 밥을 먹고 방으로 들어가 준비를 마친 다음 어제 약속했던 일본 친구를 만났다. 안그래도 영어가 짧아서 힘들었는데 이 친구는 영국에서 무려 8년이나 유학을 해서 내가 너무 따라가지 못했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리기 산'으로 가는 선착장 앞에 도착했고, 한국인 동행분을 만나 셋이서 같이 가게 되었다.

 유람선에 있는 스위스 국기가 매우 인상적이였다. 국기를 보자니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애국심이 약간 부족하다고 느꼈다. 정말 유럽 여행을 하면서 느꼈지만 국기를 흔하게 볼 수 있다. 국알못이였는데도 이나라 국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많았다.

좋은 날씨와 시원한 바람의 환상적인 콜라보. 스위스의 국기는 마치 적십자모양 같다.

 리기 산은 교통비가 정말 저렴했다. 기억상으로 한화 약 4만원이 들지 않았다. 체르마트와 인터라켄의 산악열차 가격을 생각해보면 정말 선녀 같았다.

 유람선은 산까지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작은 강이라고 생각했는데 약 1시간을 지나 가야 산 입구에 도착했다. 거기다 추가로 산악열차를 타고 올라갔다. 스위스에서 총 3번의 산악열차를 탔지만, 가격도 이게 제일 저렴하고 뷰도 제일 좋았던 것 같다. 역시 날씨가 중요하긴 했다. 

오랜만에 쨍쨍한 햇빛을 보는 것 같았다. 거기다 적당한 구름과 안개까지, 내가 생각하는 무릉도원의 이미지였다.

 거기다 '리기 산'은 내가 다닌 스위스의 산 중에서 가장 고도가 낮았다. 2천 미터가 되지 않아 고산병 걱정은 없었다. 그런데 잔잔할 것 같아 보이는 것과 달리 바람은 다른 곳 보다 가장 세게 불었다. 정말 제자리에서 점프하면 뒤로 밀려나는 정도였다. 옷도 얇게 입고 와서 정말 추웠다. 

머리 정돈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바람이 쎄게 불었다. 하지만 뒤의 산 배경을 위해서라면 내 머리상태는 중요하지 않았다.

 설산이 보이는 곳 반대편으로 가니, 마치 우주에서 지구를 보는 느낌이었다. 커다란 강(인지 호수인지 잘 모르겠다.)과 초록색 육지, 그리고 약간의 구름을 보니 지구본의 한 면을 축소시켜 놓은 느낌이였다. 

우주에서 봤을 때 지구로부터 보이는 물, 육지 그리고 구름처럼 3박자가 조화롭게 보여 정말 아름답고 신기했다.

 내가 봤을 땐 리기 산이 스위스에서 가장 좋았던 관광지인데, 이상하게도 사람이 거의 없었다. 오늘이 유독 바람이 쌔서 그런가. 대신 사람이 없어서 사진 찍기에는 편했던 것 같다. 

정말 배경만 보면 대충찍어도 인생샷이 나올 법 하다. 내가 좀만 더 가까이서 사진이 찍혔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슬슬 내려갈까 생각 중에 알프스 소녀가 될 수 있는 포토스팟(?)이 있었다. 그래도 몇 시간 같이 동행하면서 친해진 일본 친구랑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고 일본 친구랑 좀 더 얘기를 하고 있는데, 내가 일본 드라마 중에서 '라이어 게임'이라는 드라마를 봤다고 하니까 그 영국 유학 8년 차인 일본 친구가 갑자기 '아! 라이어게이무!'라고 말했다. 평소에 그렇게 영어를 잘하던 친구가 갑자기 일본 본토발음으로 영어를 말하니 이 친구 일본 사람이 확실하구나 하고 느꼈다.

지금은 일본으로 돌아갔을 지 알지 못하지만 분명 어딘가에서 잘 지내고 있을거라고 믿고 있는 착한 일본인 친구.

 사진 찍는다고 야외에 계속 있었더니 너무 추워 어느 정도 관광도 다 한 것 같아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기로 했다. 분명 위에는 다 눈밭이었는데, 케이블카를 보니 할슈타트 때처럼 가을 분위기가 섞여 있었다. 뭔가 위에서 보니 누가 스위스 모형을 만들어 놓은 것처럼 비현실적으로 보였다.

케이블 카를 타고 가면서 보는 리기 산의 모습. '자연 친화적'이라는 말은 스위스를 두고 하는 것 같다.

 일본 친구는 오늘 밤에 스위스를 떠난다고 했다. 그래서 루체른에 도착한 뒤에 바로 작별 인사를 하고 한국 동행분이랑 저녁을 먹기로 했다. 그런데 그분이 아직 스위스에 온 지 하루밖에 되지 않아 물가를 모르고 계셨다. 그분도 나처럼 햄버거 가격을 보더니 해 먹어야겠다고 했다. 그래서 마트에서 장을 본 다음 내가 묵고 있는 호스텔로 가 요리를 해 먹었다.

 저녁을 다 먹은 다음에 그분도 데려다 줄 겸 야경을 보러 나갔다. 잊고 있었는데, 루체른 야경을 보니 크리스마스가 약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빛에 반사되어 더 아름다웠던 선착장의 크리스마스 장식들.

 강물에 반사되어 보이는 게 마치 부다페스트를 연상시켰다. 물론 부다페스트의 국회의사당처럼 큰 랜드마크는 따로 없었지만, 그래도 잔잔하게 무지개처럼 알록달록하게 보였다. 

사실상 스위스에서 처음 본 야경이였다. 생각보다 아름다워서 오리들 옆에 앉아서 멍하니 보게 되었다.

 교통비가 너무 아까워서 조금 걸어서 숙소를 향해 갔다. 그런데 한 20분이 지났을까, 앞으로 40분은 더 걸어야 될 것 같아서 이날은 그냥 포기하고 근처 정류장에서 숙소 가는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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