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 - 22일 차 ; 스위스
스위스의 조용한 시골마을들을 지나 드디어 도시의 모습을 보러 간다. 스위스를 온 이유가 마테호른을 보기 위한 것이었는데, 결국 마테호른을 보지 못하니 다른 곳에서라도 기대감을 키워야 하는 상태였다. 하지만 인터라켄이 생각보다 괜찮았고, 워낙 자연으로 유명한 나라라서 사실 도시는 크게 끌리지 않았다.(그렇다고 하기엔 도시에 2박씩이나 체류했지만)
스위스에서는 기차를 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설산이 정말 멋있었다. 보통 기차를 타고 갈 때 창밖을 보는 편이 아니었는데, 스위스에서는 창밖만 보고 있으면 어느샌가 목적지에 도착해있었다.
'루체른'도 다른 유럽의 유명한 도시들처럼 강을 끼고 있었다. 확실히 스위스가 그래도 관리가 더 잘되어있는지 강에 오리들이 둥둥 떠다녔다. 숙소를 시내에서 먼 곳으로 예약해 시내에서 버스 타고 무려 20분이나 걸렸다. 우리나라 버스비랑 비슷하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너무 비쌌다. 한번 타는데 약 3천 원 정도 했던 것 같다. 숙소에서 2시에 체크인을 할 때까지 숙소 로비에서 쉬다가 체크인 후에 짐을 풀고 바로 시내로 나갔다. 시내로 나오니 거의 3시가 다 되었다. 밥은 먹어야겠고 한 번은 식당 같은 곳을 가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큰 마트의 푸드코트로 갔다. 그나마 만만한 햄버거 가게가 보여 가격을 봤는데, 정말 눈을 의심했다. 빅맥지수를 말로만 들었지 무슨 햄버거 달랑 하나가 15프랑, 한화 약 18,000원이 넘는 가격이었다. 말도 안 되지 하고 그냥 마트에 있는 빵을 몇 개 샀다. 그나마 빵은 한 5천 원어치 먹으니 배는 좀 찼다.
밥을 먹고 루체른에서 가장 유명한 다리인 '카펠교'로 갔다. 다리도 다리인데 약간 할슈타트 느낌이 나서 좋았다.
사실 도시라고 해도 크게 구경할 것은 없었다. 다리를 건너 보니 작은 광장과 쌍둥이 교회(?) 같아 보이는 유럽에서 흔하게 볼 수 있을법한 건물들이 있었다. 슬슬 여행 권태기가 오는 건지 큰 감흥은 없었다. 보통 스위스에서는 자연에 대해 기대를 많이 하고 오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딱히 할 것도 생각나지 않아 마트에서 저녁거리를 사 다시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갑자기 헝가리에서 먹었던 만두 파스타가 먹고 싶어서 만두피로 된 면과 소스를 샀다. 다리를 건너가는데 주변의 산이 정말 멋있어 보였다. 우리나라도 산이 많아 가끔 보면 멋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대신 우리나라는 높은 건물들이 많아 산을 가려서 잘 안 보일 때가 많지만, 스위스는 건물이 낮아서 그런지 정말 산이 잘 보였다.
숙소에 돌아와서 이것저것 정리를 한 다음 키친으로 갔다. 가서 요리를 하고 있는데 옆에서 한국말이 들렸다. 근데 일행이 있어 보여서 그냥 딱히 말은 하지 않고 내가 할 일에만 신경을 썼다. 요리 과정은 삶고 소스 붓는 것밖에 없어서 되게 간단했는데, 생각보다 비주얼도 괜찮았고 무엇보다 맛있었다.
어느 정도 먹고 있는데, 아까 그 한국분들이 갑자기 나한테 와서는 한국사람이냐고 물었다. 그래서 맞다고 하니까 갑자기 합석을 하자고 했다. 민망하기도 했지만, 그분이 워낙 적극적이어서 거의 반 강제로 합석을 하게 되었다. 거기다 다른 동양인도 있었는데 그 사람한테도 합석을 제안했다. 알고 보니 그 동양분은 일본인이었는데, 한국분이 외국인 한국인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합석을 해 어쩌다 보니 거의 잔치 수준으로 사람이 모이게 되었다. 거기다 적극적인 그분은 요리를 배우신 분이어서 의도치 않게 그분이 만든 음식들을 맛볼 수 있었다. 신기하게 만든 음식들이 많았지만 정말 다 맛있었다.
밥 먹으면서 얘기를 하다 보니 빠질 수 없는 질문이 나왔다. 내일 일정이 어떻게 되냐는 거였는데, 일본 분과 나랑 일정이 맞았다. 그래서 어쩌다 보니 내일 '리기 산'을 갈 때 같이 가기로 했다. 내일 같이 갈 동행분은 미리 구했지만 그분에게 연락해 일본 친구도 같이 가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동행 분도 딱히 상관은 없다고 했다. 그래서 그 일본분한테 내일 아침에 여기서 만나자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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