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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해외)

도심 속에서 휴양을

by 메르쿠리오 2020. 6. 3.

유럽 여행 - 18일 차 ; 헝가리

 

 이 아파트형 호스텔은 다 좋았지만 조식이 없었다. 그래서 아침부터 스타벅스로 가 칼로리가 높아 보이는 음료를 주문했다. 다행히 헝가리엔 스타벅스가 꽤 많이 보여서 시원한 음료를 시킬 수 있었다.

우리나라랑 다르게 이름을 적어서 메뉴를 건내준다.

 부지런히 음료를 먹으면서 배터리가 달지 않게 충전도 같이 했다. 음료를 먹고 난 뒤 도시 구경을 하기로 했다. 아무리 할 게 없다고 해도 숙소에서 잠만 자는 것은 너무 시간낭비인 것 같아서 어제 열심히 검색을 했다. 그리고 숙소에 어떤 한국인이 다녀갔는지 쪽지에 헝가리에서 가장 유명한 '루다스 온천'을 꼭 가보라는 쪽지가 있어서 거기도 알아봤다. 부다페스트에 있는 수많은 온천중에 유일하게 부다페스트의 전경을 감상하는 노천탕이라고 해 야간열차를 타기 전에 몸의 피로도 풀 겸 어두워질 때 온천을 가기로 했다. 

 아무래도 부다 지구로 건너가면 레스토랑을 찾기가 힘들기 때문에(페스트지구가 보통 시내 쪽이다.) 다리를 건너기 전에 간단히 뭔가를 먹고 가려고 했다. 그때 마침 간이식당에서 파스타를 팔고 있어서 저렴하게 먹을 수 있었다. 환전을 너무 작게 해서 사실 오늘은 돈을 아낄 수밖에 없었다.

독일 레겐스부르크에서 먹었던 것과 비슷한 간이 식당의 파스타.

 간단히 먹고 강을 건너 부다 지구로 넘어갔다. 낮에 보는 부다 왕궁은 뭔가 삭막했다. 확실히 부다페스트는 밤에 살아나는 것 같았다. 어제는 걸어서 겔레르트 언덕과 부다 왕궁까지 갔으니 이번엔 부다 왕궁 옆의 '어부의 요새'로 가기로 했다. 생각보다 언덕이 높아 오래 걸렸다. 나중에 버스가 다니는 걸 보니 슬슬 교통비에 돈을 쓸 때가 오지 않았나 싶기도 했다. 

 어부의 요새에 도착은 했지만, 날이 흐려서 좀 아쉬웠다. 심지어 어부의 요새랑 하늘색이 똑같아 탁해보여서 큰 흥미를 가지지 못했다.

부다페스트 4대 포인트 중 한 곳인 '어부의 요새'. 날은 별로였지만 사람은 꽤 많았다.

 어부의 요새가 유명한 이유는 저 창들 사이로 보는 '국회의사당'의 모습을 담을 수 있어서인데, 쉽게 말하자면 인스타 인생 샷 포인트다. 하지만 안개가 꼈는지 국회의사당도 잘 안 보이고 해서 그냥 내 사진 없이 창 밖으로 사진만 몇 장 찍었다.

창 사이로 보이게 찍어야 하는데, 그 당시에는 사진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아 막 찍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해가 엄청 빨리 져 어부의 요새 구경만 하는데도 금방 시간이 지났다. 야간열차를 타기 전에 밥도 먹고 짐도 찾으려면 서둘러 움직여야 했기 때문에 서둘러 루다스 온천으로 갔다. 루다스 온천도 부다 지구에 있었지만 어부의 요새와는 거리가 꽤 있었다.

 아쉽게도 루다스 온천은 방수팩이 없어서 휴대폰을 들고 가지 못해 사진이 없다. 글로만 설명하자면 우리나라 스파 시설처럼 여러 스파 포인트가 있었고 올라가면 노천탕이 있었다. 대부분 사람들이 다 노천탕에 몰려 있었다. 어두워지면서 엘리자베스 다리를 기점으로 부다페스트의 화려한 야경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겔레르트 언덕에서 보는 야경과 비슷했지만 이런 야경을 보면서 몸을 녹인다는 것 자체가 천국이 따로 있는 게 아닌 것 같았다. 

 시계도 없어 어느정도 있다가 서둘러 나왔다. 다행히 저녁 먹고 야간기차를 탈 시간은 될 것 같아 옷을 갈아입고 숙소 근처로 돌아갔다. 따뜻한 곳에 있다가 나오니 날이 추워도 뭔가 안정된 느낌(추운 날 순대국밥 먹고 나오는 느낌...)이었다. 숙소 근처 레스토랑에 들어가 남은 돈을 다 쓸 생각으로 메뉴판을 봤다. 하지만 돈이 얼마 남지 않아서 파스타나 스테이크를 먹고 싶었지만 리조또를 시켜 먹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리조또가 맛있어서 남은 잔돈을 다 팁으로 주고 나왔다.

서비스도 괜찮고 맛도 괜찮았던 리조또 집. 위치는 아쉽게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 먹고 숙소에 가 짐을 찾았다. 레스토랑에서 팁을 남은 돈으로 탈탈 털었는데 생각해보니 짐을 찾을 때 돈을 지불해야 할까 생각하면서 갔는데, 다행히 돈을 받지는 않았다. 고맙다는 말을 연타로 날린 후 기차를 타러 나갔다. 저번에 탔던 야간열차 6인실은 너무 숨막히는 것 같아 이번엔 3인실로 바꿨다. 가격이 좀 더 나가긴 했지만 그래도 확실히 저번보단 편했다. 부다페스트의 야경을 너무 짧게 봐서 아쉽지만, 언젠간 다시 오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스위스행 야간열차에서 잠을 청했다.

인원이 적어지니 작게나마 세면대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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