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 - 18일 차 ; 헝가리
이 아파트형 호스텔은 다 좋았지만 조식이 없었다. 그래서 아침부터 스타벅스로 가 칼로리가 높아 보이는 음료를 주문했다. 다행히 헝가리엔 스타벅스가 꽤 많이 보여서 시원한 음료를 시킬 수 있었다.
부지런히 음료를 먹으면서 배터리가 달지 않게 충전도 같이 했다. 음료를 먹고 난 뒤 도시 구경을 하기로 했다. 아무리 할 게 없다고 해도 숙소에서 잠만 자는 것은 너무 시간낭비인 것 같아서 어제 열심히 검색을 했다. 그리고 숙소에 어떤 한국인이 다녀갔는지 쪽지에 헝가리에서 가장 유명한 '루다스 온천'을 꼭 가보라는 쪽지가 있어서 거기도 알아봤다. 부다페스트에 있는 수많은 온천중에 유일하게 부다페스트의 전경을 감상하는 노천탕이라고 해 야간열차를 타기 전에 몸의 피로도 풀 겸 어두워질 때 온천을 가기로 했다.
아무래도 부다 지구로 건너가면 레스토랑을 찾기가 힘들기 때문에(페스트지구가 보통 시내 쪽이다.) 다리를 건너기 전에 간단히 뭔가를 먹고 가려고 했다. 그때 마침 간이식당에서 파스타를 팔고 있어서 저렴하게 먹을 수 있었다. 환전을 너무 작게 해서 사실 오늘은 돈을 아낄 수밖에 없었다.
간단히 먹고 강을 건너 부다 지구로 넘어갔다. 낮에 보는 부다 왕궁은 뭔가 삭막했다. 확실히 부다페스트는 밤에 살아나는 것 같았다. 어제는 걸어서 겔레르트 언덕과 부다 왕궁까지 갔으니 이번엔 부다 왕궁 옆의 '어부의 요새'로 가기로 했다. 생각보다 언덕이 높아 오래 걸렸다. 나중에 버스가 다니는 걸 보니 슬슬 교통비에 돈을 쓸 때가 오지 않았나 싶기도 했다.
어부의 요새에 도착은 했지만, 날이 흐려서 좀 아쉬웠다. 심지어 어부의 요새랑 하늘색이 똑같아 탁해보여서 큰 흥미를 가지지 못했다.
어부의 요새가 유명한 이유는 저 창들 사이로 보는 '국회의사당'의 모습을 담을 수 있어서인데, 쉽게 말하자면 인스타 인생 샷 포인트다. 하지만 안개가 꼈는지 국회의사당도 잘 안 보이고 해서 그냥 내 사진 없이 창 밖으로 사진만 몇 장 찍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해가 엄청 빨리 져 어부의 요새 구경만 하는데도 금방 시간이 지났다. 야간열차를 타기 전에 밥도 먹고 짐도 찾으려면 서둘러 움직여야 했기 때문에 서둘러 루다스 온천으로 갔다. 루다스 온천도 부다 지구에 있었지만 어부의 요새와는 거리가 꽤 있었다.
아쉽게도 루다스 온천은 방수팩이 없어서 휴대폰을 들고 가지 못해 사진이 없다. 글로만 설명하자면 우리나라 스파 시설처럼 여러 스파 포인트가 있었고 올라가면 노천탕이 있었다. 대부분 사람들이 다 노천탕에 몰려 있었다. 어두워지면서 엘리자베스 다리를 기점으로 부다페스트의 화려한 야경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겔레르트 언덕에서 보는 야경과 비슷했지만 이런 야경을 보면서 몸을 녹인다는 것 자체가 천국이 따로 있는 게 아닌 것 같았다.
시계도 없어 어느정도 있다가 서둘러 나왔다. 다행히 저녁 먹고 야간기차를 탈 시간은 될 것 같아 옷을 갈아입고 숙소 근처로 돌아갔다. 따뜻한 곳에 있다가 나오니 날이 추워도 뭔가 안정된 느낌(추운 날 순대국밥 먹고 나오는 느낌...)이었다. 숙소 근처 레스토랑에 들어가 남은 돈을 다 쓸 생각으로 메뉴판을 봤다. 하지만 돈이 얼마 남지 않아서 파스타나 스테이크를 먹고 싶었지만 리조또를 시켜 먹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리조또가 맛있어서 남은 잔돈을 다 팁으로 주고 나왔다.
다 먹고 숙소에 가 짐을 찾았다. 레스토랑에서 팁을 남은 돈으로 탈탈 털었는데 생각해보니 짐을 찾을 때 돈을 지불해야 할까 생각하면서 갔는데, 다행히 돈을 받지는 않았다. 고맙다는 말을 연타로 날린 후 기차를 타러 나갔다. 저번에 탔던 야간열차 6인실은 너무 숨막히는 것 같아 이번엔 3인실로 바꿨다. 가격이 좀 더 나가긴 했지만 그래도 확실히 저번보단 편했다. 부다페스트의 야경을 너무 짧게 봐서 아쉽지만, 언젠간 다시 오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스위스행 야간열차에서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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