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기(해외)

반가운 얼굴

by 메르쿠리오 2020. 5. 28.

유럽여행 15일 차 ; 오스트리아

 

 어제 일찍 잠든 덕에 아침 일찍 일어나 조식까지 알뜰히 챙겨 먹은 후 오스트리아의 수도인 '비엔나'로 가기 위해 기차역으로 갔다. 기차에서 내 좌석을 확인한 후에 앉았는데, 저 뒤편에서 익숙한 이미지가 보였다. 알고 보니 수도원 호프집에서 같이 술을 마시던 누나였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자리를 옮겨 빈까지 가는 동안 얘기하면서 심심하지 않게 갈 수 있었다.

 비엔나에 도착해서 헤어진 다음 예약했던 숙소로 가 짐을 풀고 바로 밖으로 나왔다. 나와서 거리를 둘러보는데, 비엔나 시청을 중심으로 크리스마스 마켓이 벌써 열려 있었다. 나를 포함해 대낮부터 여행객들과 현지인들이 뒤섞여 크리스마스 마켓을 둘러보고 있었다.

비엔나 시청을 중심으로 약 1km정도 쭉 늘어진 크리스마스 마켓. 크리스마스 장신구부터 먹을것 등 여러가지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마켓 옆으로는 스케이트장이 열려 남녀노소 스케이트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마켓을 어느정도 구경한 후에 장소를 옮겼다. 걸어다가 화려해 보이는 성당이 보여 들어갔는데, 내부가 더 훌륭했다. 이 성당 안에서도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하는지 여러 장식들과 눈송이, 루돌프 등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장난 아니었다.

'보티프 성당'에서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 성당이 질려서 들어갈까 고민했지만, 안 들어갔으면 평생 후회했을 것이다.

 성당에서 구경을 하면서 비엔나에 왔으니 오페라를 보기 위해 커뮤니티에서 같이 볼 사람을 찾았다. 금방 동행을 구할 수 있었고, 그분들이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간다고 해서 나도 점심을 아직 안 먹었기 때문에 바로 조인하기로 했다. 

인원이 셋이여서 다양한 음식들을 시켜 먹을 수 있었다. 이탈리아 음식이지만 이탈리아에서 못 먹어본 '뇨끼'(좌측 상단)까지.

 오랜만에 되게 괜찮은 식사를 해 기분이 좋았다. 다 먹고 비엔나의 시내로 출발했다. 가격이 저렴한 오페라 입석을 구하려면 공연 시작 약 4시간 전쯤에 줄을 서 티켓을 미리 구매해야 했다. 티켓을 사러 가고 있는데, 다른 사람에게 오페라를 같이 볼 수 있겠냐고 연락이 왔다. 알고 보니 연락 온 사람은 아까 기차에서 만난 그 누나였고, 그 누나 껏까지 표를 예매한 다음 오페라를 볼 때쯤 만나기로 했다.

비엔나에서 가장 유명한 '오페라 하우스'. 입석은 말도 안되게 저렴해(4유로) 경쟁이 치열했다. 

 티켓팅을 한 후에 다시 거리로 나섰다. 분명 잘츠부르크까지만 해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순 없었는데, 비엔나의 거리는 한 달도 넘게 남았는데 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장식이 되어 있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알리는 비엔나의 거리.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심취해 구경하다 보니 벌써 오페라 시작 시간이 다가왔다. 입석인 만큼 빠르게 가서 앞자리를 수호하는 것이 중요했다. 앞에서 누나를 만나 한번 더 인사한 후에 바로 들어갔다. 하지만 앞자리는 이미 다 뺏겨 애매한 위치에서 봐야 했다.

'오페라 하우스'의 내부. 생각보다 규모가 크지는 않았다.

 얼마 안 있다가 바로 시작했다. 입석 앞에 있는 손잡이 같은 것에서는 신기하게도 자막이 나왔다. 오스트리아는 독일어를 쓰지만, 오페라는 이탈리아어를 사용했다. 그래서 이탈리아어, 독일어, 영어 이렇게 3가지 언어로 자막이 나왔다. 하지만 영화도 아니고, 오페라 보랴 자막 보랴 할 수가 없다 보니 집중도 안되고 그렇게 재밌지도 않았다. 거기다 입석 앞에 있던 사람이 오페라를 보는 중에 갑자기 토를 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오페라는 총 4부로 나눠져 있었는데, 각 부마다 20~30분씩 하고 쉬는 시간 10분이 주어지는 형태로 진행했다. 도저히 볼 상황이 아닌 것 같아서 그냥 나오기로 했다. 나를 포함해 3명은 밖으로 나왔는데, 누나는 괜찮은 것 같다고 더 보다가 가겠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 3명은 나가서 술집으로 가고 누나에게 위치를 찍어 보내줬다.

 술집도 그 동행분이 아는 곳이 있다고 해서 갔는데, 알고 보니 엄청 유명한 곳이었다. 항상 웨이팅이 있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다행히 우리는 시간대가 맞아서 그런지 10분 정도 기다린 뒤에 바로 입장했다. 맥주가 워낙 유명한 곳이라 메뉴판도 맥주로 되어 있었다. 

비엔나에서 엄청 유명한 '살름브로이'. 시그니처 메뉴는 폭립으로 대부분 사람들이 이곳에서 이 메뉴를 시켜먹었다.

 자리를 잡고 한 30분이 지났을 때쯤 그 누나가 왔다. 끝까지 보고 올 줄 알았는데, 그 관광객이 토한 이후로 자기도 집중하기 좀 힘들어서 2부까지만 보고 돌아왔다고 했다. 다 여행자들이라 서로 어디가 좋았냐는 등 정보를 공유하고 떠들다 보니 시간이 꽤 지나가 있었다. 정리를 하고 서로 헤어진 뒤에 내일은 동행분이 알려준 '도나우 타워'를 가 보기로 하고 숙소로 돌아갔다.

 

 


이 블로그에 있는 모든 사진은 제가 직접 여행지 가서 찍은 것입니다. 사진을 이용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남겨주세요.

'여행기(해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밤의 도시  (0) 2020.06.01
갑자기 분위기 서울  (0) 2020.05.29
엽서의 한 장면  (0) 2020.05.27
한국사람들은 서로를 알아보는법  (0) 2020.05.26
결국 근교여행으로 마무리  (0) 2020.05.25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