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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해외)

갑자기 분위기 서울

by 메르쿠리오 2020. 5. 29.

유럽 여행 - 16일 차 ;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왔으니 유명한 비엔나커피 한 번은 먹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아침부터 카페에 갔다. 커피만 먹기는 좀 아쉬워서 이전에 아낀 돈으로 케이크까지 같이 시켜서 먹었다. 듣던 대로 커피의 맛은 훌륭했다. 유럽 카페들마다 커피 맛이 달랐는데, 그래서 그런지 프랜차이즈 카페는 좀처럼 보기 힘들었다. 

걸어가는 길에 꽤 고급져 보이는 카페로 들어가서 시켰다. 인테리어만큼 가격도 꽤 나갔던 걸로 기억한다.

 다 먹고 '도나우 타워'로 슬슬 걸어가기로 했다.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걸어가는데, 구글맵 상으로 봤을 땐 40분~1시간 정도 걸릴 것 같았는데 막상 걸어보니 1시간 반을 넘게 걸었다. 중간에 '다뉴브 강'을 건넜는데, 이 강이 유럽 몇 개국의 나라가 걸쳐있을 정도로 커다란 강이었다. 

우리나라의 '한 강'처럼 상당히 큰 규모를 자랑하는 다뉴브 강. 이 때부터 슬슬 서울이 보이기 시작했다.

 워낙 큰 타워여서 멀리서부터 보이긴 했지만, 강을 건너서도 한 30분은 더 가야 타워에 그나마 근접할 수 있었다. 근데 정말 주변에 아무것도 없고 달랑 타워 하나만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관광하러 온 사람이 나만 있는 건 아니었다.

'남산 타워'보다 큰 '도나우 타워'. 하지만 주변에 아무것도 없어서 마치 '피사'에 다시 온 것 같았다.

 입장료도 꽤 가격이 나갔다. 여기까지 1시간 반이나 걸어서 왔는데 돌아갈 순 없어서 올라갔다. 그래도 높은 전망대에 올라오니 오스트리아의 수도인 비엔나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수도에다가 한강과 같은 다뉴브 강을 보고 있자니 갑자기 서울에 온 것 같은 느낌이 약간 들었다. 내가 서울에 살아서 이때까지 서울의 매력을 몰랐던 것일까, 중세 유럽 분위기가 아닌 현대의 도시 분위기도 매력적이었다.

도나우 타워에서 보는 수도 '비엔나'의 전경. 롯데타워에서 서울을 보면 이런느낌일까.

 도나우 타워 위에 있는 레스토랑이 360도를 회전하면서 전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고 했다. 그래서 앉아서 휴대폰도 충전하고 뷰도 감상할 겸 주문을 했다. 파스타를 먹고 싶었지만 미친 가격이어서 토스트(그거 마저도 한화 약 15000원 정도 했다.)를 시켜 먹을 수밖에 없었다.

딱 봐도 맛 없어 보이는 토스트. 뷰 값이라고 생각하며 눈물을 머금고 먹었다.

 한 시간 정도 지나서 있으니, 뷰도 딱히 새로울 것이 없었다. 수도의 야경까지 보고 오겠노라 다짐했지만, 너무 지루해서 결국 토스트 값도 제대로 뽑지 못한 채 내려가기로 했다. 

 어제 비엔나 정보공유에서 얘기가 나온 것 중 다른 하나는 클림트의 '키스'라는 작품이 비엔나에 있다고 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위치를 알아보는데 입장 마감시간까지 1시간 반밖에 남지 않았었다. 서둘러 움직여서 30분 만에 미술관에 도착했다. 

 이 작품이 있는 '벨베데레 궁'은 상궁과 하궁으로 나눠져 있는데, 클림트는 상궁에 있었다. 어차피 내가 미술작품을 잘 아는 것도 아니고 시간도 없었기에 상궁만 보는 티켓으로 샀다. 

클림트의 '키스'라는 작품이 위치해 있는 '벨베레데  상궁'. 작품만큼이나 인테리어도 화려했다.

 아쉽게도 '키스'라는 작품은 사진 촬영을 하지 못하게 막아놔서 사진을 찍을 순 없었다. 작품은 유명한 이유가 있었다. 정말 다른 그림과 다르게 황금빛이 발산하는 것 같았다. 

 정말 미술에 대해 하나도 몰랐다고 생각했지만, 벨베데레 궁전에는 너무 유명한 작품들이 많아 일명 미.알.못.들도 꽤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나폴레옹의 초상화라던지...

상궁 앞에 인증샷용 '키스'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시간이 거의 다 되어 작품 감상을 마무리하고 밖으로 나왔다. 겨울이라 해가 바로 떨어져서 잘 안보였지만, 공원도 엄청 넓고 아름답게 조성되어 있는 것 같았다. 낮에 도나우 타워를 가지 말고 미술 작품을 좀 더 감상해봤으면 어땠을까 생각도 할 정도로 미술 작품 감상도 괜찮았다.

폐관에 앞서 나오면서 찍은 벨베데레 궁전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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