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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해외)

알록달록 무지개산

by 메르쿠리오 2021. 3. 22.

중남미 여행 - 10일 차 ; 페루

 

 쉴 틈이 없다, 잉카제국의 위대한 자연문화유산을 최대한 보기 위해 마추픽추를 갔다 온 다음날 요즘 핫한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는 무지개산 '팔코요'를 가기 위해 나섰다. 다행히 쿠스코 둘째 날 큰 거사(?)를 치렀더니 이젠 쿠스코에서는 뛰어다닐 수 있을 정도로 고산에 적응되었다.

 페루 동행과 리마에서 만난 동행까지 총 3명이서 움직였다. 투어 차에 탑승해 조금 지나고 나니 한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여기서 간단한 간식과 화장실을 들릴 시간을 줘 마을구경도 할 겸 밖으로 나왔다.

그냥 쉬어가는 마을이겠거니 했는데, 생각보다 엄청 조용하고 아름다웠다. 확실히 고산지대라 그런지 구름이 가까워보였다.

 확실히 비니쿤카보다 고도가 낮은 팔코요라고 해도 별 차이가 나지 않았다. 여기도 5천 미터는 넘어가기에 고산병이 다시 도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심할 정도는 아니고 소주 한 병을 마신 정도의 지끈거림이 있었다. 비니쿤카가 아닌 팔코요를 선택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다른 것보다 관광객이 매우 적어 자연을 사진에 담을 때 사람이 없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담을 수 있었다. 거기다 팔코요는 무지개산만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다른 풍경도 있어 비니쿤카(는 안 가봤지만)에 비해 더 다채로운 전경을 볼 수 있었다.

길목에서부터 작게나마 무지개산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입장 제한시간이 생각보다 매우 짧았다.

 페루 여행을 하면서 신기했던것 중에 하나가 어느 관광지를 가던 알파카를 데리고 다니는 부족(?)이 있었다. 물론 그 당시에 나는 사진을 찍고 팁으로 내는 1 솔 2 솔(한화로 1 솔은 약 350원 정도였다.)이 아까워 찍지는 않았지만, 지금 와서는 알파카랑 같이 찍은 사진이 없어서 조금 아쉽게 느껴지긴 했다.

동행이 알록달록한 팔코요를 배경으로 알파카와 함께하는 인생샷 하나 찍을때 같이 따라서 찍을걸 그랬다. 

 팔코요 등반을 하니 고산병이 점점 더 심해지기 시작했다. 무지개산을 보며 열심히 사진을 찍어도 모자랄판인데 점점 가만히 서있기도 힘들 정도로 다가왔다. 마지막엔 늦은 점심 코스도 있었는데 그렇게 먹을걸 좋아하는 내가 밥 생각도 하지 않고 벤에서 도착할 때까지 주구장창 잠만 자게 되었다.

멋있는것과 별개로 정말 춥고 힘들었다. 다른 동행도 한걸음 한걸음 걷는게 힘들었고 정말 끝에가서는 사진찍을 정신도 없었다.

이 알파카친구들은 고산병도 없는지, 척박한 땅에서 풀을 찾아 뜯고 다녔다. 나보다 체력이 더 좋은 알파카들...

신기하게도 투어를 끝내고 쿠스코에 도착하니 귀신같이 고산병이 싹 나았다. 확실히 고산지대에선 정말 천천히 고도를 높여야한다고 생각되었다. 비행기에서부터 같이 한 페루 동행은 딱 페루만 여행하는 거였기 때문에 이 투어를 마치고 다시 리마로 돌아갔다.

 오늘이 한국에서는 설날이여서 스타벅스에 들려 가족에게 전화를 했다. 남미로 여행 간다고 하니 용돈을 주신 고모부터, 친할머니랑 다른 가족들까지 작은 휴대폰 너머로 보니 벌써 가족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스타벅스 앞 쿠스코의 중심인 '아르마스 광장'의 모습. 확실히 쿠스코에 오니 정신이 들었다.

 스타벅스에서 연락을 끝내고 남은 동행분과 같이 저녁을 먹으러 갔다. 쿠스코에서 3일을 정신없이 투어만 다녔더니 제대로 된 식사도 먹지 못했다. 그래서 오늘은 쿠스코에서 꽤 가격대가 있는 레스토랑을 찾았다. 리마에서 처음 먹고 반했던 세비체부터 소고기와 알파카 스테이크에 피스코 사워, 마지막으로 디저트까지 정말 완벽했다. 떠오르는 미식의 도시 페루에서 가장 완벽한 하루의 마무리가 아닐까 싶었다.

쿠스코에서 꽤 유명한 식당으로 알려진 '우추'. 세비체는 보통 바다를 끼고있는 리마에서 많이 먹는다고 하지만, 쿠스코에서도 역시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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