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여행 - 6일 차 ; 페루
어제 무리해서 밤 늦게까지(그래봐야 10시정도지만) 놀아서 그런가, 새벽 3시쯤 시작하는 투어를 가기 위해 기상하는것이 정말 힘들었다. 고산지대에 입성했으니 피로 관리는 정말 중요한데... 그래도 다행히 일어났을 때 딱히 아픈곳은 없었다.
씻고 투어차를 나간다음 너무 피곤해 가이드와 인사만 하고 거의 기절한상태로 쭉 갔다. 몇시간을 달렸을까, 깨우는 소리에 눈을 뜨니 이미 해가 뜬 상태였다. 작은 마을에 도착해 잠깐 쉬었다 가는듯 했다. 우리가 가는 곳이 고도도 더 높아지고 정말 엄청 시골이라고 생각했는데, 지나가던 여자애들이 우릴 보더니 꼬레아노 이러면서 소리를 질렀다. 말로만 듣던 BTS의 인기를 여기서 처음 실감햇다. 사진을 찍자고 계속 부탁해 마지못해 같이 사진을 찍었다(너무 늦게 일어나 머리도 못감고 제대로 씻지도 못해 별로 찍고싶진 않았다...).
워낙 작은 마을이라 크게 구경할 것 없이 가이드의 안내를 따라 조식만 먹으러 갔다. 간단하게 먹고 고산지대 예방을 위해 코카차를 끓여먹고 있었는데, 투어 인원중에 한 아이가 고산병떄문엔지 갑자기 토를 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심하게 한 것은 아니여서 다행이였다.
상황이 정리가 된 후 다시 콜카캐년을 향해 달렸다. 콜카캐년의 전초기지라고 할 수 있는 '치바이'라는 마을에 도착했다. 아침부터 작은 광장에 모여 전통 춤을 추고 있었다. 자발적인건지 관광객들을 위한건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마을 분위기 자체는 활기차 보였다.
여기서도 약간의 마을 구경타임을 가진 뒤 콜카캐년으로 들어갔다. 해발고도가 3천미터 중반이나 되 슬슬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소주 한병정도를 안주없이 마신듯한 두통이 아무래도 고산증세인듯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콜카캐년은 세계1위 깊이의 캐년답게 정말 멋있었다. 특히 말도안되게 깊은 골짜기와 푸른산이 정말 정기를 주는 것 같았다. 이런 배경을 보고 있자니 그래도 두통이 조금은 나아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보이는 길을 따라 어느정도 올라가니, 콜카캐년의 하이라이트라고 불리는 콘도르 전망대가 보였다. 콘도르는 페루에서 전설의 새라고 불리며 훌륭한 페루의 영웅이 죽으면 콘도르로 환생한다고 믿는다고 한다. 거기다 전망대에 와도 콘도르를 보는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하는데, 다행히 우리는 이날 콘도르가 비행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멀리서 보는데도 엄청 큰 몸집임을 눈으로 실감할 수 있었다.
전설의 새를 본 뒤 투어의 마지막인 늦은 점심식사를 하러 갔다. 고산병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려도 배는 고팠는지 꽤나 맛있게 먹었다.
아레키파에 도착하기 전까지 버스에서 내내 잠만 잤다. 확실히 고도가 높았던 콜카캐년에서 상대적으로 고도가 낮은 아레키파(그래도 고산지대이긴 하다.)에 도착하니 아팠던 머리가 좀 나아졌다. 나는 내일 비행기를 타고 쿠스코로 넘어가고, 동행분은 버스를 타고 쿠스코로 넘어간다고 했다. 난 이틀에 걸쳐 12시간씩 걸리는 버스를 탈 자신이 없어 돈을 더 내고서라도 비행기를 타야겠다고 맘먹었다.
숙소에 돌아가서 동행 버스예약을 하고난 다음 아레키파 광장으로 다시 갔다. 사실 처음 아레키파에 도착했을 땐 너무 많이 봐왔던 유럽의 모습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내일 떠나려고 하니 이렇게 아름다운 유럽이 또 있을까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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