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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해외)

수 많은 수식어를 가진 곳

by 메르쿠리오 2020. 8. 5.

미국 여행 - 10일 차 ; 그랜드 캐년

 

 한국에서 엄청나게 고민했던 곳, NGO에서 여행 명소 탑 3안에 든다는 그곳 바로 '그랜드 캐년'이었다. 미국을 갈 기회가 흔치 않은데 갔을 때 무리해서라도 가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아 1박 2일임에도 불구하고 인당 30만 원짜리 패키지를 한국에서 미리 예약을 하게 되었다. 영어 수준이 높지 않고 국제면허가 없어 운전도 못해 한국사람이 하는 투어를 신청해서 그런지 더 비싼 느낌이 있었다. 대신 가이드 포함 12명이 넘지 않는 프라이빗한 인원에 모두 한국인이었기 때문에 나름 편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마음으로 예약을 했고, 당일이 되었다.

 투어 인원들을 만났는데 출장오신 한 남성분을 제외하곤 다 비슷비슷한 나이대였다. 그래서 금방 친해져 얘기를 나누다 보니 그랜드 캐년에 들어가기 전 대부분 투어사가 들린다는 '후버 댐'에 도착했다. 큰 관심이 없을 줄 알았는데 엄청난 규모의 댐을 보니 그 분위기에 압도되었다. 미국의 엄청난 기술력에 또 한 번 감탄하게 된 것 같았다.

미국 기술의 최대 업적 중 하나라고 불리는 '후버 댐'. 개인적인 호기심으로는 저기서 미끄럼틀을 한번 타봤으면...

 내려가 보지는 못하고, 위에서 어느정도 감상하다가 돌아가야 했다. 후버댐이 있는 곳은 라스베가스가 있는 '네바다 주'와 '애리조나 주' 사이에 있는데, 네바다 주와 애리조나 주의 시차가 1시간이 나서 시간이 바뀐다고 했다. 미국은 워낙 땅덩어리가 커서 서에서 동쪽으로 가며 시차와 날씨가 정말 많이 바뀌는 것도 신기했다.

시차가 바뀌는 지점. 하지만 이제부터 우리는 'Welcome to Arizona'이겠지.

 후버댐으로 인해 만들어진 인공호수인 '미드 호수'가 있는데, 주변이 다 사막인 이곳에선 여기 사람들은 이 호수를 바다처럼 생각해 여기서 수영과 카야킹 등을 즐긴다고 한다.

보트들이 즐비해 있는 '미드 호수'. 바다 색도 참 푸르러서 개인적으로 후버댐에 온다면 한번 여유롭게 보트를 타보고 싶다.

 그대로 사막을 좀 더 달리니, 작은 마을이 하나 나왔다. 여기서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그 전설로만 듣던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햄버거라 불리는 '인 앤 아웃'으로 갔다. 사실 LA가 본점이라 LA에서 먹어보고 싶었지만, 큰아빠랑 같이 다니는 시간이 많아 거기를 가자고 했더니 맥도날드로 데려다주셔서... 그나마 다행인 건 인 앤 아웃이 미국 서부에만 있다고 하는데 서부를 떠나기 전에 맛볼 수 있었다.

가격 대비 맛은 정말 최고였던 '인앤아웃'. 저 엄청난 두께의 버거가 3달러밖에 안한다. 오히려 스페셜 감자튀김이 더 비쌌던.

 늦은 점심을 먹고 한참을 달려 가다보니, 드디어 그랜드 캐년 국립공원(이름이 맞는지는 모르겠다.)에 들어왔다. 여기서 우리가 오늘 잠을 잘 캠핑카를 구경하고, 마트에서 각자 저녁에 먹을 맥주를 하나씩 살 겸 쇼핑을 간단하게 했다. 

그랜드 캐년에 정말 인디언이 많은지 인디언들이 조각한 것들과 인디언 관련 굿즈들이 엄청 많았다.

 벌써 어두워 지려고 해 빠르게 이동했다. 국립공원에 들어와 걸어서 이동하는데, 태어나서 협곡이란 것을 처음 보는데 정말 미친 듯이 아름다웠다. 여러 색의 띠로 층을 형성한 것과 아찔하게 깎여있는 라인을 보니 정말 비현실적이었다. 하필 첫 협곡이 그랜드 캐년이라 아마 다른 협곡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것 같았다.

정말 신비로웠던 '그랜드 캐년'. 왜 미국 사람들이 죽기 전에 한 번은 꼭 가봐야 한다고 하는지 들어가자마자 알 수 있었다.

 정말 신기했던 것이 뭐냐면, 지평선처럼 그랜드 캐년이 수평으로 오차도 없이 일자로 이어져 있는 모습이였다. 정말 신이 정교하게 깎았다는 말밖에는 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수평이었다. 

정말 누가 자를 대고 만든듯 했던 그랜드 캐년의 수평선. 저 봉우리들의 색깔도 무지개처럼 정말 여러 색들이 공존했다.

 이러한 자연을 제대로 본 적이 없어 정말 이쁘다 이쁘다 하며 감탄하고 있었는데, 뒤에서 어떤 분이 '이쁘죠?' 라는 말을 했다. 그래서 뒤를 돌아봤는데 처음에는 예수인 줄 알았다. 미국 분이셨는데, 한국에서 20년을 살아 그냥 한국인이라도 봐도 무방한 사람이었다. 그분은 지금 미국으로 돌아와 미국과 한국 가이드를 맡고 있다고 해 정말 신기하면서도 놀라웠다.

 그렇게 그 명예한국인 가이드분(?)과 얘기를 하다 보니 어느덧 해가 그랜드 캐년의 수평선 아래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내일을 기대하며 돌아가다가 뒤를 봤는데, 노을이 진짜 완벽했다. 그랜드 캐년의 봉우리들을 닮은 노을이어서 그런지 뭔가 더 신비롭게 봤던 것 같다.

흐린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그랜드 캐년처럼 층층이 색의 띠를 만들어 보여줬던 노을. 내 생의 2번째로 아름다웠던 노을이였다.

 캠핑카로 돌아와 바베큐 파티를 하고, 내일 일출을 보러 간다 해서 일찍 자기로 했다. 겨울이라 수도관도 잘 나오지 않아 세면세족도 힘들었지만, 그랜드 캐년을 위해선 이 정도의 고생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내일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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